테슬라코리아가 정부에 자율주행 시험차를 내주겠다고 제안한 문서가 국회에 제출됐다면, 왜 회사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 없다”고 했을까요. 13일 국회와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이 엇갈린 두 말은 사실 서로 다른 절차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먼저 확인된 사실부터 보면 이렇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13일 블로터의 서면 질의에 “시험차량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테슬라코리아 자료’ 문서는 대관 업무 담당자를 통해 제출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와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 담당자가 직접 건넨 문서인 만큼, 국내 FSD 보급 확대를 위한 회사 차원의 대외 대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의원실은 테슬라코리아로부터 문서 외에 별도 설명은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서에 담긴 내용은 구체적입니다. 테슬라코리아는 2025년 11월 국내 감독형 FSD 출시를 앞두고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면서 기능과 안전성을 설명하고, 국내 안전성 검증 협력과 시험차량 제공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7월 FSD V14 라이트 출시 전에도 같은 자료를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검증과 시험차량 제공을 다시 제안했습니다. 중국산 모델3와 모델Y에 대해서는 자동차관리법상 임시운행허가 제도를 활용해 국내 도로에서 시험 데이터를 확보한 뒤 정식 승인 심사를 받자는 제한적 실도로 시험 방안도 담겼습니다.
여기서 임시운행허가라는 제도를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험과 연구 목적으로 자율주행차를 일정 요건 아래 도로에서 돌려볼 수 있게 해주는 제도죠. 일반 소비자에게 FSD를 배포하기 위한 승인 절차와는 구분됩니다. 다시 말해 ‘시험차를 대주겠다’는 제안과 ‘정부에 공식 검증을 신청했다’는 것은 다른 단계의 일입니다. 그래서 대표의 발언과 문서 내용이 반드시 충돌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의문은 남습니다.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의 한국도로공사·한국교통안전공단 국정감사에서 “테슬라코리아가 국토교통부나 환경공단에 어떤 테스트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제안 문서가 국회에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겁니다. 실제 제안이 어떤 방식으로 정부에 전달됐고 이후 어떤 협의가 진행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토부는 오는 23일 국토위 종합감사 전까지 FSD 관련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답변하기로 했지만, 아직 의원실에 별도 입장을 전달하지는 않았습니다.
테슬라의 한국 내 FSD 누적 주행 데이터는 이미 수천만㎞ 규모로 쌓인 상태입니다. 여기에 감독형 FSD를 둘러싼 소비자 기대가 큰 만큼, 회사가 정부 검증에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던진 것도 이해가 갑니다. 안전성 검증을 마치고 정식 승인으로 넘어가야 배포가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검증의 주체와 기준입니다.
배경에는 한국 시장만의 조건이 깔려 있습니다. 국토부는 미국산 테슬라 차량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예외를 적용해 왔고, 중국산 모델3와 모델Y는 국내 기준에서 빠지는 구도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감독형 FSD의 국내 도로 안전성 검증을 누가, 어떻게 책임지느냐는 논점이 겹칩니다.
이게 우리한테 뭐가 의미 있냐면요, FSD의 관건은 기술이 아니라 검증 절차와 책임 소재라는 점이 드러나거든요. 이번 변화는 테슬라가 한국에서 ‘승인 대기’가 아니라 ‘검증 협의’ 단계로 프레임을 옮기려 한다는 신호로 읽혀요. 문서를 대관 창구로 흘리고 국감에서는 공식 요청이 없다고 선을 긋는 이중 전략이, 규제 당국에는 부담으로, 소비자에게는 기대와 혼란으로 동시에 작용할 수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23일 종합감사에서 국토부가 어떤 제도 개선안을 내놓느냐입니다. 공식 신청이 접수됐는지 여부가 확인되는 순간, 한국 FSD 논의는 한 단계 앞으로 갈 전망입니다.
- 원문: 블로터 — [FSD 온로드] 테슬라코리아, ‘시험차 제안 문서’ 대관 담당이 제출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13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