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 7.1홀에서 열리는 제91회 파리모터쇼에 테슬라의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전시된다. 테슬라가 사이버캡을 유럽에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 Mondial de l’Auto Paris
7.1홀에 올라가는 것들
전시 구성은 화려하다. 핵심은 사이버캡이지만, 테슬라는 전시장을 알차게 채운다. 관람객은 완전자율주행(FSD)을 장착한 테슬라 모델 6종을 직접 시승할 수 있다. 사이버캡은 밧줄 뒤에 세워둔 채 관람만 허용한다. 옵티머스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도 등장하고, 모델3와 모델Y, 테슬라 에너지 제품군도 함께 전시된다.
문제는 시승 대상이 아니다. 사이버캡의 유료 시승이 실제로 이뤄지는 곳은 지금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한 곳뿐이다. 테슬라는 2026년 9월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유료 운행을 시작했는데, 이는 이 차량의 세계 첫 상업 운행이었다. 파리 전시는 그 실적을 유럽 무대에 알리는 홍보 성격이 짙다.
유럽은 아직 미지의 영역
테슬라가 제시한 유럽 사이버캡 출시 시점은 이르면 2027년이다. 변수는 규제다. 유럽의 자율주행 관련 법규는 미국의 주별 승인 체계와 구조가 크게 다르다. 특히 핸들과 페달이 아예 없는 차량은 유럽에서 전례가 없는 영역이다. 방향지시등과 비상 조작 장치를 요구하는 현행 규정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차량 자체는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사이버캡은 2026년 초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오스틴에서의 유료 운행으로 최소한 한 미국 시장에서 규제 관문을 통과했다. 반면 유럽은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규정을 축으로 각국이 인증을 부여하는 구조여서, 미국의 주별 승인보다 절차가 복잡하다. 핸들 없는 차량에 대한 안전 기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점이 유럽 진입의 최대 변수다.
시장 반응은 신중했다. 파리모터쇼 참가 발표 당일 테슬라 주가는 약 0.6% 오르는 데 그쳤고, 직전 일주일 상승폭은 약 7%였다. 하루짜리 움직임이 작았다는 것은 시장이 사이버캡 기대를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파리에서 사이버캡을 전시한다고 전하면서도, 실제 유럽 판매 개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전시보다 관건은 규제
업계에선 이번 전시를 유럽 규제 당국을 겨냥한 신호로 해석한다. 미국에서 확보한 상업 운행 실적을 근거로 유럽 인증 논의의 물꼬를 트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다만 오스틴 운행 자체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이버캡 공개 직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조사가 시작됐고, 운행 차량 대수도 초기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전시는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유럽 규제를 정면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전시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유럽 당국이 핸들 없는 차량에 어떤 안전 기준을 적용하느냐입니다. 2027년 출시 목표가 현실화하려면 독일과 프랑스의 인증 절차가 먼저 열려야 하고, 그 시점이 유럽 로보택시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