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현지시간) 테슬라 에너지가 X(옛 트위터)에 짧은 영상 한 편을 올렸다. 정전으로 불이 꺼진 집에 차량 배터리가 전력을 밀어 넣는 장면과 함께, “파워쉐어 홈 백업(Powershare Home Backup)이 새 모델3와 모델Y에서 가능해졌다”는 문구가 붙었다.

출처: Electrek / Tesla
사이버트럭만 되던 기능이
그동안 테슬라에서 집 전력 백업이 가능한 차량은 사이버트럭뿐이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볼륨 모델인 모델3와 모델Y가 여기에 합류했다. 조건은 있다. 파워월 3가 설치된 집이어야 하고, 대상 차량은 2026년 10월 1일 이후 주문분으로 한정된다. 테슬라의 파워쉐어 페이지는 “현재 모든 사이버트럭과, 2026년 10월 1일 이후 주문한 모든 신규 모델3·모델Y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적었다.
작동 방식은 단순하다. 파워월 3가 있는 집에서 월 커넥터나 유니버설 월 커넥터에 차를 꽂으면, 정전 시 차량 배터리가 백업 시간을 늘린다. 테슬라는 하루 30kWh를 쓰는 가구 기준으로 모델3·모델Y가 90% 충전 상태에서 이틀 이상, 표준 트림은 최대 이틀, 사이버트럭은 3일 이상을 더해준다고 설명한다. 최대 연속 출력은 11.52kW다. 파워월 3와 월 커넥터가 이미 있는 집이라면 추가 하드웨어는 필요 없지만, 기능을 켜려면 테슬라 지원팀에 연락해야 한다.
2년 늦은 합류
사실 경쟁사들은 이 기능을 훨씬 일찍 내놨다. 포드와 GM은 수년 전부터 집 백업이 가능한 전기차를 팔아 왔다. 테슬라는 그동안 하드웨어 제약으로 발이 묶여 있었다. 모델3·모델Y의 양방향 전력은 ‘PCS2 Lite’라는 인버터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 하드웨어를 장착한 차량만 기능을 쓸 수 있다. 8월에 테슬라가 모델Y 프리미엄에 2.4kW 아울렛 어댑터를 추가했을 때만 해도, 홈페이지에는 파워쉐어가 모델3·모델Y에 “지원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지난달에는 사이버트럭의 파워쉐어가 반복된 지연 끝에 파워월 3와 연동됐다.
배경에는 전력망 불안정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상기후로 정전이 잦아지면서 가정용 백업 전력 수요가 커졌고, 테슬라는 파워월을 앞세워 이 시장을 파고들어 왔다. 여기에 차량 배터리까지 묶으면 별도 발전기 없이 며칠치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판매 논리가 된다. 테슬라는 파워쉐어를 차량과 파워월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기능으로 소개하며 에너지 제품군과 차량의 결합을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번 발표를 에너지 사업 확장의 신호로 본다. 전기차 판매 성장이 둔화한 국면에서, 파워월과 차량을 하나의 가정용 에너지 시스템으로 묶어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2026년 10월 1일 이후 주문분’이라는 단서는 기존 차주 상당수가 이 혜택에서 빠진다는 뜻이어서, 보상 형평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업데이트는 테슬라가 자동차 회사에서 가정용 에너지 회사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의 한 장면으로 읽힙니다. 차량을 움직이는 배터리로 규정하던 시각에서, 집과 전력망 사이의 완충 장치로 재정의하는 셈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기존 모델3·모델Y 가운데 실제로 양방향 하드웨어를 갖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테슬라가 소급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