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형 디퓨저는 속도가 붙어야 차체를 도로 쪽으로 누른다. 저속에서는 다운포스가 모자라고, 고속에서는 오히려 과하게 실린다. 테슬라가 새로 특허를 받은 방식은 이 제약을 팬으로 뒤집는다. 차 밑 공기를 강제로 빨아내 속도와 무관하게 차를 노면에 붙이는 구조다.

출처: Electrek / USPTO
후방 디퓨저에 팬 네 개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9월 29일 테슬라에 ‘전기 팬카(Electric Fan Car)’ 특허(US 12,746,987 B1)를 등록했다. 출원은 2024년 1월로, 2023년 1월 17일 가출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발명자는 8명이며 이 가운데 한 명을 빼고 모두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기반을 둔 인물이다. 테슬라가 디자인 스튜디오를 둔 캘리포니아 호손 소속이다.
구조는 이렇다. 뒷바퀴 사이 하부에 난 입구가 덕트를 타고 리어 디퓨저의 넓은 출구로 이어진다. 그 출구에 축류 팬 네 개가 나란히 앉고, 세로 스트레이크 세 개가 팬을 갈라 놓는다. 팬이 돌면 차 밑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바닥 아래에 테슬라가 표현한 ‘흡입 영역(suction region)’, 즉 진공에 가까운 구간이 만들어진다. 뒤쪽에는 각진 판을 덧대 두 번째 디퓨저 역할을 하게 했다.
출원서가 강조하는 건 속도 독립성이다. 테슬라는 수동형 디퓨저가 저속에서 다운포스를 제한하고 고속에서 과도한 하중을 만든다고 적으면서, 팬은 “차량 속도와 무관하게 다운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동 안정성과 코너링 속도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중앙 입구가 차 뒤쪽 공기를 앞으로 끌어오는 역류 문제를 보완하는 두 번째 버전도 담겼다. 주 입구 뒤에 작은 측면 입구 두 개를 더 붙이는 구성이다.
팬카의 계보
팬으로 차를 도로에 붙이는 발상은 새롭지 않다. 1978년 브래브햄 BT46B가 서킷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내자 규정이 곧바로 막아섰고, 이후 팬카는 금지된 기술로 남았다. 최근에는 영국 맥머트리 스피얼링이 전기 팬으로 굿우드 힐클라임 기록을 갈아치우며 이 개념을 다시 소환했다. 테슬라가 1년 조금 넘는 사이에 팬카 특허를 두 번째로 낸 것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도면에 그려진 차는 모델 S다. 테슬라는 올해 4월 모델 S 생산을 끝냈다. 그렇다면 이 특허의 실제 적용 대상은 다른 차가 된다. 출원 시점이 2023년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팬 시스템은 애초에 모델 S 개조안으로 검토되다가 상위 모델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10월 공개가 검증 무대
일렉트렉은 이번 특허가 로드스터 공개 행사를 2주 남짓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10월 15일 텍사스 웨이코에서 차세대 로드스터 공개 행사를 연다. 지난주에는 전폭 라이트바가 드러난 실루엣 티저를, 그 전에는 후방 윙 특허를 내놓으며 기대를 끌어올린 상태다.
업계에서 보는 의미는 두 갈래다. 하나는 양산차 적용 여부, 다른 하나는 기술 과시용 헤일로 모델의 성격이다. 다운포스를 능동 제어하는 장치는 무게와 전력 소모, 소음, 내구성 문제를 함께 안고 있어 대량 생산 차량에 그대로 얹기 어렵다. 테슬라가 특허를 먼저 쌓아두고 상위 모델에서 검증한 뒤 아래로 내리는 경로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 구도도 변수다. 포르쉐와 페라리 같은 브랜드는 이미 DRS형 능동 에어로를 양산차에 적용해 왔다. 다만 이들은 차체 표면의 플랩 각도를 바꾸는 방식이고, 차 밑 공기를 팬으로 강제 배출하는 구조는 그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규제 당국이 소음과 안전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상용화 경로가 달라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특허는 전기차 성능 경쟁이 배터리와 모터 효율에서 공기역학 제어로 옮겨가는 신호로 읽힙니다. 팬을 돌리는 데도 전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능동 다운포스는 결국 에너지 관리 문제로 이어집니다. 10월 15일 행사에서 실제 차량에 이 기술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그리고 그것이 주행 성능 수치로 어떻게 제시되는지가 다음 검증 지점이 될 것입니다. 특허 등록과 실제 양산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속도가 테슬라의 기술 리더십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겠습니다.
- 원문: Electrek — Tesla patents ‘Electric Fan Car’ with 4 ducted fans ahead of Roadster reveal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9-30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