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현지시간)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정례 브리핑장에서 토마스 레니에 집행위 대변인이 마이크 앞에 섰다. 전날 미국 법무부가 머스크의 X를 지원하고 나선 데 대해 유럽 집행위가 공식 입장을 내놓는 자리였다. 레니에는 “우리는 법률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고, 탄탄한 사건을 갖고 있다”며 “법정에서 우리 입장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 제출할 증거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출처: CNBC TV18
집행위의 이번 입장은 지난해 말 부과한 X에 대한 1억2000만 유로(약 1억3700만 달러) 과징금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위반 사유는 X의 블루 체크마크가 ‘기만적 설계’에 해당해 이용자를 사기와 조작에 노출시켰다는 판단이었다. 유럽연합의 온라인 콘텐츠 규정 아래 이뤄진 첫 집행 조치이며, 2년에 걸친 조사 끝에 나온 결정이다.
법무부가 먼저 움직였다
발단은 9월 24일 미국 법무부의 개입 신청이다. 법무부는 X와 일론 머스크가 유럽연합 일반법원에 낸 과징금 무효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민사국장인 브렛 슈메이트 법무부 차관보 대리는 성명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관할권 안에 없거나 영업하지 않는 미국 기업까지 규제 권한을 부당하게 확장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행위가 미국의 혁신과 경제 성장의 엔진을 통제하려는 규제 월권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집행위는 사전 통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레니에는 법무부가 지원 의사를 집행위에 미리 알렸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사안에 사전 통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 사건이 관세 완화를 논의 중인 미국과 유럽 간 광범위한 관계를 해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우리 관점에서 DSA 사건 하나 때문에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3개월 새 두 번째 개입
숫자와 이력이 이 사건의 성격을 보여준다. 법무부가 머스크 소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식 개입한 것은 이번이 3개월 새 두 번째다. 지난 7월 법무부는 xAI가 미시시피주에서 20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려고 허가 없이 수십 기의 천연가스 터빈을 가동했다는 민권 소송에도 개입 신청을 냈다. 규제 당국과 머스크 계열사 간 분쟁에 워싱턴이 직접 당사자로 들어오는 흐름이 반복되는 셈이다.
X가 제소한 과징금은 유럽 내부의 플랫폼 규제 사건으로 분류돼 왔다. 9개월 사이에 미국 정부가 같은 사건의 당사자로 등장하면서, 분쟁의 성격이 통상 규제에서 통상·디지털 주권 문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유럽 집행위는 규제가 자국민 보호를 위한 주권적 권리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고, 미국 행정부는 유럽의 규정이 미국 플랫폼의 영업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로 반박한다.
규제와 통상이 겹치는 지점
이 사건이 통상 분쟁과 겹치는 이유는 시점에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이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의 여파를 줄이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레니에 대변인은 DSA 사건 하나로 브뤼셀과 워싱턴의 관계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무게중심이다. 이 과징금은 유럽연합이 디지털서비스법으로 부과한 첫 사례라는 상징성이 있고, 법무부가 규제 사건에 당사자로 들어온 사례는 최근 3개월 새 두 번 나왔다. 이 사건의 법리가 굳으면 이후 다른 미국 플랫폼에 대한 유럽 과징금에도 같은 방식의 국가 개입이 붙을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판결이 다섯 해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연합 일반법원에서 1심이 나오더라도 유럽사법재판소 상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의 관전 포인트는 유럽연합 일반법원이 법무부의 참여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입니다. 미국 행정부가 특정 기업의 소송에 참여하는 방식은 통상 통상법이나 국가안보 예외 조항을 통해 이뤄져 왔는데, 디지털 규제 사건에 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민간 플랫폼과 국가 규제 간 분쟁의 무게중심이 법원에서 통상 협상 테이블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유럽 집행위가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힌 만큼 법정 다툼은 길어지겠지만, 이번 개입은 규제 그 자체보다 그 규제를 누가 결정하느냐를 둘러싼 싸움으로 읽힙니다.
- 원문: European Interest — EU stands firm on fine against X as US backs Elon Musk’s legal challenge
- 보조 출처: Traders Union — European Commission defends X fine as U.S. backs court challenge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9-26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