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인터넷 사업자가 한 나라 통신망의 중심과 해외 회선 관문까지 맡을 수 있을까. 필리핀 스타링크가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인가를 신청했다. 마닐라 스탠더드는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필리핀이 필리핀 통신위원회(NTC)에 핵심망(core network) 및 국제관문(international gateway) 사업자 지위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
필리핀 NTC에 접수된 신청서
신청의 법적 근거는 ‘코넥타동 피노이(Konektadong Pinoy)법’이다. 필리핀이 통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법으로, 위성 기반 사업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망 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했다. 스타링크는 2022년 5월 이미 NTC 등록을 마쳤고, 올해 6월에는 현지 통신사 글로브텔레콤이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 관련 NTC 인가를 확보했다. 유통과 망 접속의 두 축이 정비된 뒤, 이번에는 사업자 지위 자체를 요구한 셈이다. 필스타 등 현지 매체들은 법 시행 이후 신규 광대역 사업자가 잇따라 시장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핵심망과 국제관문은 통신 산업에서 사업 성격을 바꾸는 지위다. 핵심망 사업자는 자사 트래픽을 직접 통제하고, 국제관문 사업자는 해외 회선을 자체적으로 연결해 정산 주체가 된다. 위성을 마지막 연결 구간으로만 쓰는 소매 사업자와 달리, 통신 경로 전체를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구조다. 시점도 눈에 띈다. 스타링크 모바일이 미국에서 국제 통신 서비스 인가를 확보한 것이 9월 중순이었고, 필리핀 신청은 그로부터 며칠 뒤 이뤄졌다. 국내 인가를 발판으로 국경 밖 사업 구조를 다지는 순서로 읽힌다.
같은 주 파키스탄에서는
규제 정비가 더딘 시장의 사정도 함께 드러났다. 스타링크 파키스탄의 시칸데르 나키 디렉터는 저궤도(LEO) 사업자가 서비스 전에 충족해야 할 요건 네 가지를 제시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P) 등록, 우주 규정 확정, 고정위성서비스(FSS) 라이선스 발급, 보안 검증이다. 그는 이 가운데 SECP 등록만 독자적으로 마칠 수 있고 나머지 세 가지는 정부가 제도를 공식 발표해야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협의는 끝났지만 우주 규정은 정부 내부 절차에 걸려 있고, 외국인 이사에 대한 보안 심사도 변수로 남아 있다. 파키스탄통신청(PTA)은 상원 위원회에 같은 요건을 브리핑했다.
위성을 ‘마지막 구간’에서 ‘전체 경로’로
두 사례를 겹쳐 보면 스타링크의 아시아 전략이 읽힌다. 필리핀에서는 제도가 열린 틈을 타 망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려 하고, 파키스탄에서는 제도 자체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단계다. 통신 장비와 위성 단말을 파는 단계와 트래픽 정산권을 쥐는 단계는 수익 구조가 다르다. 전자는 현지 사업자의 도매 계약에 기대지만, 후자는 요금과 회선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
이번 신청은 스타링크가 아시아에서 단말 판매를 넘어 통신망 사업자로 자리 이동하려는 신호로 읽힙니다. 위성을 마지막 구간으로 파는 사업에서 궤도와 지상망을 함께 묶는 사업으로 넘어가려는 순서이고, 그 성패는 각국 규제 당국이 위성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확인 지점은 필리핀 NTC의 심사 결과와 파키스탄의 FSS 라이선스 발급 시점입니다. 두 시장의 속도 차이가 앞으로 동남아와 남아시아 확장 순서를 가를 가능성이 큽니다.
- 원문: Manila Standard — Starlink seeks NTC permit to run main internet network, overseas links
- 보조 출처: Digital Pakistan — Starlink Outlines Pending Regulatory Steps for Pakistan Service Launch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9-20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