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SK그룹의 투자와 자산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450억달러(약 62조2,000억원) 이상을 넘어설 것입니다.” 유정준 SK그룹 미주총괄 부회장이 지난 8월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 기공식에서 한 말이에요.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18일,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동부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다롄에서 미국으로
솔리다임은 2021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법인입니다.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세운 투자 자회사 ‘AI 컴퍼니’의 자회사가 됐죠. 지금은 중국 다롄 공장이 낸드 생산을 맡고 있고, 미국에는 본사와 연구개발(R&D) 센터만 있습니다. 이번 계획이 현실화하면 솔리다임의 첫 미국 생산거점이 돼요.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미국 동부 지역을 대상으로 부지와 투자 조건을 점검하는 단계입니다. 투자 규모와 착공·양산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솔리다임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낸드값이 바꾼 계산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가 있습니다. HBM과 D램에 이어 낸드까지 공급이 빠듯해졌어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늘었고, 같은 기간 낸드 가격은 55% 상승했습니다. 1분기 90% 상승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큰 폭의 성장이에요. 트렌드포스는 2분기 SK하이닉스 낸드 매출이 2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60조5,000억 원을 발표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고 밝혔어요. 미국에서는 AI 서버용 낸드 수요가 특히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솔리다임이 주력하는 쿼드레벨셀(QLC) 기반 기업용 SSD는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해 대용량 제품에 유리한 방식이에요. 데이터센터 한 곳에 들어가는 저장장치 용량이 커질수록 이 제품군의 몫도 함께 커지죠.
SK그룹의 대미 투자 행보도 같은 방향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했고, 8월에는 미국 첫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인 인디애나 웨스트라피엣 공장 기공식을 열었어요. 최근에는 인텔과 메모리 생산 협력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라는 선택지
후보지로 미국 동부가 거론되는 것도 짚어볼 만합니다. 미국 동부는 세계에서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이 몰린 지역 중 하나로 꼽혀요. 서버가 있는 곳 가까이에서 저장장치를 만들어 넣으면 물류비와 납기 부담을 함께 줄일 수 있죠. 고객사가 몰려 있는 지역에 생산 기반을 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되는 이유입니다.
솔리다임이 다롄에 두고 있는 생산라인은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사업부를 넘겨받을 때 함께 가져온 자산이에요. 미국 법인으로 출발했지만 생산은 중국에 의존해 온 셈인데, 이 구조가 바뀌면 메모리 생산의 지형 자체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경쟁사인 마이크론도 미국 안에서 메모리 생산을 늘려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낸드까지 현지에서 만드는 흐름은 이미 업계의 방향이 됐어요.
낸드까지 미국으로 가는 신호
이번 움직임은 한국 메모리 기업의 미국 전략이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넘어가는 신호로 읽혀요. HBM으로 대표되는 D램 쪽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지 투자를 예고했지만, 낸드 생산라인까지 미국 후보지에 오른 건 처음이거든요. AI 데이터센터의 저장 수요가 커질수록 미국 정부의 공급망 요구도 D램에서 낸드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중국 다롄 공장의 역할이 어떻게 조정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어요. 관전 포인트는 부지 확정 시점과 투자 규모, 그리고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여부입니다.
- 원문: 연합뉴스 —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 미국에 첫 낸드공장 검토
- 보조 출처: 디일렉, 뉴스핌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18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