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 드래곤 은퇴 통보, NASA가 보잉 손 잡았어요

왜 NASA는 유인 우주선을 두 번이나 사고 직전까지 몰고 간 제조사를 다시 부르는가. 답은 스페이스X가 먼저 던진 통보에 있다.

보잉 스타라이너 복귀를 다룬 아르스 테크니카 기사 이미지

은퇴 통보가 만든 빈자리

아르스 테크니카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9월 18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은 이렇다. NASA는 이르면 다음 주 보잉에 스타라이너 유인 임무 두 회를 추가 발주하고, 추력기 결함 수리 비용의 일부를 대며, 새 발사체 인증까지 지원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보잉이 2024년 6월 유인 시험비행에서 추력기 고장으로 우주비행사 두 명을 궤도에 묶어둔 지 약 2년 만의 복권이다.

배경에는 스페이스X의 결정이 있다. 회사는 최근 몇 달간 NASA와의 논의에서 크루 드래곤을 2030년까지, 어쩌면 그보다 먼저 운영에서 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크루 드래곤은 현재 NASA가 근궤도 유인 임무에 쓸 수 있는 유일한 가동 우주선이다. 유인 비행을 시작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기체를 접겠다는 통보는 미국 우주수송 체계에서 사건에 가깝다.

샷웰은 확답을 피했다

이번 주 올인 팟캐스트에 출연한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의 답변은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수요에 맞춰 크루 드래곤을 “한동안” 계속 띄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약속하지 않았다.

“오늘 당장 은퇴시키는 건 아닙니다. 다른 사업자가 있잖아요.”

이어 그는 보잉이 자기 캡슐을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숫자는 그 발언을 뒷받침한다. 2010년 이후 상업 유인 프로그램의 개발·인증 비용으로 NASA가 보잉에 지급한 돈은 약 51억 달러로, 스페이스X의 약 31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 성적은 반대다. 크루 드래곤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유인 임무 13회를 모두 성공시켰고 다음 임무는 10월로 잡혀 있다.

스타라이너는 2019년과 2022년 무인 시험에서 잇달아 결함을 냈고, 2024년 유인 시험비행은 NASA가 ‘타입 A’ 사고로 공식 분류했다. 당시 조사에는 311쪽 보고서가 붙었다.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9개월 넘게 ISS에 머문 뒤 크루 드래곤으로 귀환했다.

보잉이 그만둘 수 있었다는 계산

NASA가 이 정도로 나서는 이유는 선택지가 좁기 때문이다. 보잉은 스타라이너 관련 누적 비용으로 이미 20억 달러 넘는 손실을 떠안았고, 사업을 접을 명분은 충분했다. 아르스는 NASA가 비용을 나눠 대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유인 수송 능력을 붙잡아 두려 한다고 분석했다. 보잉의 정부 로비 역량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힌다.

계약 구조도 배경이다. 상업 유인 프로그램은 NASA가 개발비를 대고 기업이 정해진 값에 임무를 수행하는 고정가 방식으로 설계됐다. 개발이 지연되거나 결함이 나도 추가 비용은 기업 몫이다. 스타라이너가 길을 잃은 동안 크루 드래곤이 사실상 독점 공급자로 자리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스페이스X가 접으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회사는 스타십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과 궤도 데이터센터처럼 물량이 큰 사업에 발사체를 몰아주는 편이 수익성에 유리하다. 크루 드래곤은 안정적이지만 임무당 수익은 크지 않은 노선이다.

발사체 문제도 남았다. 스타라이너가 쓰는 아틀라스 V는 러시아제 엔진을 쓰는 데다 은퇴가 임박해 남은 기체가 6기뿐이다. 이 가운데 1기는 무인 시험에, 5기는 유인 임무에 배정된다. 새 발사체 자리는 ULA의 벌컨과 블루오리진의 뉴글렌이 다툴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결정은 스페이스X가 유인 근궤도 수송을 스타십에 넘기고, 그 사이 공백을 오랜 경쟁사에 떠넘기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NASA로서는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스타십 전환기의 위험을 분산하는 셈입니다. 다음 주 발표에서 추가 발주 규모와 새 발사체 인증 방식이 어디까지 확정되는지, 그리고 스페이스X가 크루 드래곤 13회의 성공 기록을 언제 어떤 조건으로 닫는지가 이번 국면의 실질적인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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