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영국 칼로섬과 유럽 소버린 AI 진출

AI 반도체 경쟁의 무대가 ‘학습’을 넘어 ‘추론’과 ‘주권’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유럽을 비롯한 각국이 자국 데이터를 자국 인프라로 처리하는 ‘소버린 AI’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지금, 그 흐름을 정확히 읽은 곳이 한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에요. 리벨리온이 26일 영국 AI 컴퓨팅 기업 칼로섬과 손잡고 유럽 소버린 AI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어요.

리벨리온은 칼로섬이 추진하는 ‘글로벌 이기종 컴퓨팅 통합’ 비전의 첫 파트너로 합류했어요.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영국과 유럽의 소버린 AI 인프라에 랙 스케일(rack-scale) 제품을 공급하는 게 골자예요. 이기종 컴퓨팅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처럼 서로 다른 연산 장치를 한 시스템에서 최적화하는 기술이에요. 요리로 치면 한 주방에서 불·오븐·전자레인지를 요리 종류에 맞춰 골라 쓰는 것과 비슷해요. 리벨리온은 그중 NPU를 맡는 셈이죠.

리벨리온은 2020년 설립 이후 AI 추론에 특화한 NPU를 설계해 온 국내 대표 팹리스예요. 지난해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과 합병하면서 기업가치 약 1조3000억원을 인정받아 ‘한국 최초 AI 반도체 유니콘’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어요. 대표 제품인 ‘아톰(ATOM)’ 시리즈는 학습을 마친 모델이 답을 내는 추론 작업을 낮은 전력과 비용으로 처리하는 데 특화돼 있어요.

칼로섬은 AI 모델과 칩을 함께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영국 스타트업이에요. 케임브리지대 출신 다니얼 아카르카 대표와 야샤 아흐터베르크 CTO가 설립했어요. 특정 칩 공급사에 묶이지 않고, 복잡한 엔지니어링 없이도 AI 모델 성능을 끌어내는 소프트웨어 레이어가 핵심이에요.

두 회사가 만난 배경에는 ‘정부 1호 투자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리벨리온은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 1호 기업으로 선정돼 총 3000억원 투자를 유치했어요. 칼로섬도 영국 정부의 소버린 AI 펀드에서 1호 지분 투자를 받은 기업이고, 최근 1억달러(약 1384억원) 규모 라운드를 마무리했어요. 양국이 각자 ‘전략적 AI 칩·인프라 기업’으로 점찍은 곳끼리 손을 잡은 거예요.

우선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AI 연구 클러스터에 리벨리온 NPU 랙 100대 이상을 공급해요. 별도 최적화 없이 NPU를 바로 쓸 수 있도록 레퍼런스 아키텍처도 공동 설계 중이에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칼로섬과 함께 소버린 AI 시장 공략을 가속하겠다”며 “성능과 효율,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인프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어요. 다니얼 아카르카 칼로섬 대표는 “리벨리온 NPU는 우리 이기종 플랫폼의 핵심 축”이라며 기대를 표했어요.

이번 제휴는 국산 AI 칩이 ‘정부 보호 아래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소버린 AI 인프라에 부품으로 들어가는 첫 사례에 가깝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요. 유럽은 데이터 주권을 이유로 미국산 클라우드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한데, 그 자리에 한국산 NPU가 후보로 이름을 올린 거예요. 그동안 국산 NPU는 국내 데이터센터와 공공 수요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영국이라는 해외 시장에서 실제 공급으로 검증받게 되는 거예요. 미국산 GPU 일변도였던 AI 인프라에 ‘한국산 추론 칩’이라는 선택지가 끼어든다는 신호로도 읽혀요. 다만 100대 공급이 실제 계약과 납품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유럽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지점이에요.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