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텍사스에 14조 태양광 공장 짓는대요

태양광 패널 하나에 400W. 메가팩 하나에 3.9MWh. 그리고 이제 텍사스 땅에 앉힐 10조 원짜리 공장. 이 숫자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테슬라가 자동차 회사라는 프레임을 스스로 해체하고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편하는 중이라는 신호다.

1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는 텍사스주에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태양광 제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입지와 착공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스틴 기가텍사스 인근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테슬라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광 패널과 태양광 지붕(Solar Roof)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공장 증설이 아니다. 머스크의 텍사스 집중 전략이 에너지로까지 확장되는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미 텍사스에 기가텍사스(차량), 리튬 정제 공장(배터리 원자재), 그리고 스페이스X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테라팹(반도체)까지 포진시켰다. 태양광 공장까지 더해지면 텍사스는 머스크 제국에서 차량·배터리·칩·에너지를 모두 찍어내는 ‘수직계열화의 현장’이 된다.

테슬라 에너지 사업은 이미 회사의 숨은 성장 엔진이다. 최근 분기 기준 에너지 저장 장치(메가팩·파워월)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차량 사업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태양광 패널 제조를 직접 확대하면 공급망 병목을 해소하고, 패널-인버터-저장장치를 하나로 묶은 통합 솔루션의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월가에서도 테슬라 에너지에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파이퍼샌들러의 알렉스 포터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테슬라 에너지 사업의 기업가치는 차량 사업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메가팩 공장인 라스롭(캘리포니아)과 상하이 메가팩토리는 이미 풀가동 중이며, 수주 잔고만 2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정도 규모의 태양광 제조 설비 투자는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태양광 패널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80% 이상을 장악한 ‘과점 체제’다. 중국산 패널의 가격은 이미 1W당 0.1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내 생산으로 이 가격을 맞추려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와 관세 장벽이 필수적이다.

이번 태양광 공장 발표는 머스크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에서 ‘전기 생태계 전체’를 통제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차량→충전→저장→발전으로 이어지는 전기 가치사슬을 한 회사가 장악하는 그림은 자동차 업계는 물론 에너지 업계에도 유례가 없는 실험입니다. 중국이 패널 가격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IRA를 등에 업은 ‘메이드 인 텍사스’ 태양광이 과연 통할지, 그 답은 결국 메가팩과 묶은 통합 솔루션이 유틸리티 기업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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