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기양석 DS부문 미주총괄 상무가 무대에 올랐다. 그의 양옆에는 마이크론, 키옥시아, 에버퓨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사회를 맡은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였다. 같은 날 오후, SK하이닉스는 구글 딥마인드·샌디스크와 함께 또 다른 무대에 섰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행사 ‘FMS 2026’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엔비디아·구글과 AI 메모리 공동 세션을 열며 기술 동맹을 과시한 거죠.
엔비디아와 삼성, ‘계층형 메모리’로 AI 병목 푼다
엔비디아가 주최한 ‘대규모 AI 팩토리와 에이전트 구동을 위한 메모리·스토리지 최적화 전략’ 세션에서 삼성전자는 AI 시대 메모리 아키텍처에 대한 자사 비전을 분명히 했다.
기양석 상무는 “HBM만으로는 AI 시대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HBM·DDR5·플래시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계층형 메모리(Hierarchical Memory) 구조가 AI 시스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모델이 빠르게 진화하는 상황에서도 성능과 전력 효율이라는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FMS에서 GPU 위에 HBM을 쌓아 데이터 이동 거리를 단축하고 성능을 높인 zHBM 기술을 공개했다. 기존 HBM이 GPU 옆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zHBM은 수직으로 적층해 병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구조다.
SK하이닉스+구글 딥마인드, HBF 생태계 시동
SK하이닉스는 구글 딥마인드·샌디스크와 함께 ‘HBF로 메모리 월을 넘다’라는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HBF(고대역폭 플래시메모리)는 HBM과 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HBM처럼 빠르면서도 낸드플래시 기반이라 용량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술이다. SK하이닉스가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샤오위 마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은 “HBF는 기존 스토리지 제품들 대비 고대역폭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제품과 표준이 갖춰져도 결국 이를 활용하는 구글 같은 고객이 있어야 시장이 열린다”며 “사용자 관점에서 HBF의 의미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AI 메모리, ‘계층화 경쟁’으로
이번 합동 세션은 단순한 기술 발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자사 기술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구글 같은 최종 수요자와 함께 무대에 서서 AI 메모리 시장의 방향성을 함께 그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마치 자동차 부품사가 완성차 업체와 함께 다음 세대 엔진 설계도를 공개하는 것과 비슷한 구도인데요. 공급사와 수요사가 따로 움직이던 과거와 달리, AI 메모리 시장은 이제 공동 설계와 생태계 단위 경쟁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업계에서는 FMS 2026이 zHBM과 HBF라는 두 갈래로 펼쳐지는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내년 FMS에서는 이 기술들이 실제 양산 단계로 넘어왔다는 소식을 듣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네요.
- 원문: 조선일보 — 삼성·엔비디아 SK·구글, 나란히 미래 메모리 기술 논의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8-07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