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이건 현재 전 세계 AI 훈련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점유율이다. 과기정통부가 27일 AMD와 손잡고 ‘개방형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나선 건, 바로 이 90%를 정면으로 겨냥한 행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배경훈 부총리 겸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6’ 행사에서 리사 수 AMD CEO와 만나 ‘AI 반도체 생태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AMD의 CPU와 GPU, 그리고 국산 NPU를 결합한 이기종 AI 인프라를 구축해 엔비디아 중심으로 편중된 AI 컴퓨팅 시장에 균열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AMD의 MI400 시리즈 GPU와 에픽(EPYC) CPU를 국내 데이터센터에 도입하고, 여기에 리벨리온·퓨리오사AI 등 국내 팹리스 기업의 NPU를 연동하는 구조다. 서로 다른 종류의 AI 칩이 하나의 인프라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이기종 컴퓨팅’은 특정 벤더 종속을 피하려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이미 유럽과 일본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사한 이기종 전략을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MOU를 계기로 연내 ‘국가 AI 컴퓨팅 센터’ 1호에 AMD 기반 인프라를 시범 적용할 방침이다. 블로터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의 30% 이상을 비(非)엔비디아 진영으로 다변화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일보·동아사이언스 등 주요 매체도 이날 이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MOU가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AI 외교와 맞물려 ‘한미 AI 동맹’의 실질적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K의 9,500억 달러 규모 한미 AI 협력 발표에 이어 정부 차원의 인프라 다변화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AI 생태계가 하드웨어 측면에서 다각화를 시작한 모양새다.
주목할 점은 AMD와의 협력이 단순한 GPU 조달을 넘어 ‘개방형 생태계’를 표방한다는 데 있다. 엔비디아의 CUDA는 독자적 소프트웨어 스택이라 한 번 종속되면 벗어나기 어렵다. AMD는 오픈소스 ROCm 플랫폼을 밀고 있고, 과기정통부는 여기에 국산 NPU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까지 연계해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AI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GPU 임대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AI 기업들의 클라우드 GPU 비용은 연간 30~40%씩 증가하고 있어, 대안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이미 충분히 쌓여 있는 상황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아요. AMD의 MI400 시리즈는 아직 양산 전이고, 국산 NPU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엔비디아 CUDA와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라서 실제로 개발자들이 ‘탈(脫)엔비디아’를 선택할 유인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예요. 정부가 AI 컴퓨팅 인프라 예산의 상당 부분을 AMD-국산NPU 진영에 배정한다고 해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옮겨가지 않으면 생태계 다변화는 요원하죠. 올 하반기 국가 AI 컴퓨팅 센터 1호의 구축 결과가 이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에요.
- 원문: 블로터 — 과기정통부, AMD와 개방형 ‘AI 인프라’ 구축…엔비디아 독점 막는다
- 문화일보 — 과기정통부·AMD, 국산 NPU 잇는 개방형 AI 인프라 구축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7-27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