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오픈AI 본사서 올트먼 만났다…HBM 동맹 가속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픈AI 본사를 직접 방문해 샘 올트먼 CEO와 만났다. HBM부터 파운드리까지 — 오픈AI의 AI 인프라 공급망에 삼성이 진입할 수 있을까요. 이번 회동은 그 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이재용 회장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픈AI 본사에서 약 두 시간 동안 올트먼 CEO와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오픈AI 본사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오픈AI가 HBM 공급과 파운드리 협력을 두고 구체적인 협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HBM 줄게, 2나노 깎아줘” — 삼성이 내민 카드

오픈AI가 필요로 하는 건 결국 AI 모델을 훈련하고 추론할 연산 인프라입니다. GPT 시리즈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을 운영하려면 엔비디아 GPU가 필수인데, 그 GPU의 성능을 좌우하는 게 바로 HBM이거든요.

삼성전자는 올해 2월 HBM4 양산을 시작해 5월에는 차세대 HBM4E 샘플까지 공급 중입니다. 여기에 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과 패키징 기술까지 보유한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TSMC뿐이죠. 올트먼 CEO 입장에서 보면 엔비디아 일변도의 AI 칩 수급 구조에 새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인 셈입니다.

이번 회동을 주선한 건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참석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24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빅테크 수장들과 연쇄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을 ‘글로벌 AI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띄운 데 이어, 이재용 회장이 곧바로 오픈AI 본사로 향한 겁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전날 브로드컴과의 2,000억 달러 AI 반도체 협력 발표에 이어 또 한 번 굵직한 파트너십 가능성을 열어젖힌 셈이에요.

오픈AI는 현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까지 1,000억 달러 이상을 AI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AI 훈련용 GPU 확보에 투입되는데, 엔비디아 단일 공급망에만 의존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었어요. 삼성전자가 HBM 설계부터 2나노 공정, 첨단 패키징까지 묶어서 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안이라는 점이 이번 회동을 성사시킨 핵심 배경이에요.

업계는 “엔비디아 대안 찾기”로 읽는다

이번 회동을 두고 업계 반응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픈AI가 자체 AI 칩 개발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HBM과 파운드리 역량은 절묘한 타이밍의 파트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특히 최근 오픈AI가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GPU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커진 점도 이번 회동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중앙일보·동아일보·MBC·한국경제·YTN을 비롯한 주요 매체 20여 곳이 이날 회동을 긴급 타전했고, 조선비즈는 “AI 반도체 협력 논의가 HBM과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상당히 진전된 단계”라고 보도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하루 동안 발표한 AI 반도체 협력 규모만 290조 원. 브로드컴과의 계약에 이어 오픈AI와의 협력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브로드컴·오픈AI라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들을 동시에 고객사로 두게 됩니다. TSMC가 엔비디아·애플·AMD와의 관계로 구축한 생태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구도인 거죠.

HBM, 한국이 쥔 협상 카드

이번 회동이 ‘만나서 얘기 좀 했다’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거든요. 글로벌 AI 칩 공급망에서 HBM은 이제 협상의 출발점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HBM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AI 모델을 키우려는 기업은 한국을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예요.

이재용 회장이 직접 오픈AI 본사의 문을 두드렸다는 건 삼성전자가 더 이상 ‘HBM 납품사’에 머물지 않고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설계하는 파트너로 올라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당장의 계약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죠.

오픈AI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하나로 묶은 턴키 솔루션으로 AI 칩 시장의 판을 다시 짜기 시작한 건 분명해 보여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한국 반도체의 AI 드라이브가 오픈AI 본사까지 이어진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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