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000억원, 51%, 25%. 숫자 세 개만 먼저 짚어볼게요. SK하이닉스 ADR이 공모가 149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로 그 주, 미국 최대 한국 ETF에는 11억달러(약 1.6조원)가 한꺼번에 들어왔어요. ADR이 본주보다 최대 51% 비싸게 거래되자, 투자자들이 ETF라는 ‘우회로’를 찾은 거죠. 블랙록의 iShares MSCI 한국 ETF(EWY)는 포트폴리오의 약 25%를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어서, ‘ADR 대신 ETF로 사자’는 계산이 성립한 겁니다.
이렇게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일어난 배경에는 SK하이닉스 ADR이 겪고 있는 진통이 있어요. 지난주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한 ADR은 상장 직후 급등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밀렸거든요. AI 반도체주 전반의 조정 국면과 맞물리면서 기대만큼 순탄치 않은 초반 행보를 보여준 셈이에요.
그런데 이 와중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서 던진 한마디가 시장을 다시 들썩이게 했어요. “SK하이닉스 주식, 샀다 팔았다 말고 그냥 갖고 있으면 돼요.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할 겁니다.” 기업 총수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주가 전망을 언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죠. 이 발언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약 4% 반등했어요.
시장은 이제 7월 29일로 예고된 ADR-본주 상호전환 개시에 주목하고 있어요. 현재 ADR이 본주 대비 25%가량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는데, 전환 물량이 풀리면 이 격차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관심사예요. ADR 발행·취소 절차 중단 이후 첫 전환 재개라서 물량 규모와 시장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거든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있고, 젠슨 황 NVIDIA CEO도 ADR 상장 성과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어요. 월가에서는 AI 메모리 수요가 HBM을 중심으로 내년까지도 공급 부족이 지속될 거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죠.
국내 시장에서도 이 변화의 파장은 만만치 않아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반도체 관련주 시총이 1년 사이 88%나 불어났다는 연합뉴스 집계가 나올 정도로, SK하이닉스발 훈풍이 중소형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까지 번지고 있어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진출은 단순히 ‘한 회사의 ADR 상장’을 넘어서는 신호로 읽혀요.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 문턱이 확 낮아졌고, 이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월가의 일상적인 관찰 대상이 된 거죠. ETF로 1.6조원이 몰렸다는 건, ‘직접 ADR을 사기엔 아직 가격이 불안하지만 한국 반도체에서 손을 떼고 싶지는 않다’는 투자자들의 본심을 보여주는 거라고 봐요. 상호전환이 시작되는 29일 이후에는 프리미엄 격차 해소와 함께 더 안정적인 가격 발견이 가능해질 거고, 그때가 되면 ADR을 통한 직접 투자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죠. 결국 이 모든 흐름은 한국 반도체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 무대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대목이에요.
- 원문: 블로터 — 美 대표 한국 ETF에 사상 최대 자금 유입…SK하이닉스 효과
- 보조 출처: 연합뉴스 — 최태원, “SK하이닉스 주식, 샀다 팔았다 말고 갖고 있으면 돼”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7-18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