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가 270조 모은 그날, 英여성의원은 소장을 냈네요

지난 1월, xAI는 시리즈E 라운드에서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조달하며 목표치 150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AI 제국에 베팅했다. 같은 달, 제스 아사토 영국 하원의원의 얼굴이 그록으로 합성된 비키니 이미지와 ‘클로로포름으로 마취돼 성폭행 준비를 당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X에 유포됐다. xAI의 자금줄과 피해자의 법정 싸움은 같은 곳에서 출발해 정반대 궤적을 그렸다.

아사토 의원(로스토프트 지역구)은 3일 런던 고등법원에 xAI를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 법적 근거는 영국 데이터보호법과 사생활 침해(misuse of private information)다. 이미지들은 그녀가 비동의 성적 합성 이미지 생성을 공개 비판한 직후 생성됐으며, 사실상 보복성 딥페이크라는 게 소장의 핵심 논리다.

“개발자는 자신들이 설계하고 배치한 도구의 방식에 대해 반드시 답해야 합니다.”

아사토의 대리인 라비 나익 변호사는 이 한 문장으로 소송의 본질을 요약했다. “당신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되었고 당신을 모욕하는 것이 목적인 이미지라면, 그것은 당신의 이미지”라는 주장이다. xAI는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4일 기자회견에서 아사토의 소송에 “100% 지지”를 선언했다. “제스가 취한 조치는 절대적으로 옳다. 그록이 만들어낸 역겨운 이미지들, 정말 역겹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머는 또 “몇 달 전 우리가 그록과 싸워 이겼다”고 자평했는데, 이는 1월 영국 정부의 압박으로 xAI가 실존 인물의 나체·노출 이미지 생성을 중단한 조치를 가리킨다.

그러나 가디언에 따르면 X와 분리된 독립형 그록 앱에서는 여전히 성적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상태다. CCDH(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는 그록 하나로 11일간 약 300만 장의 성적 합성 이미지가 생성됐으며, 이 중 약 2만 3천 건이 미성년자 이미지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소송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플랫폼 책임의 경계를 가를 테스트케이스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까지 AI 기업들은 “도구를 제공했을 뿐, 악용은 사용자의 책임”이라는 논리로 방어해왔다. 아사토 측은 이 프레임 자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설계 단계의 안전장치 의무를 법정에서 입증하려 한다. 유사한 소송이 뉴욕주에서도 진행 중이다 — 머스크의 자녀를 출산한 애슐리 세인트클레어가 그록이 생성한 미성년 시절 나체 이미지를 문제 삼아 별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월가와 실리콘밸리의 시선은 복잡하다. xAI라는 자산이 스페이스X IPO의 핵심 밸류에이션 동력인 동시에, 규제 리스크의 최전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오프컴과 ICO가 동시에 조사를 진행 중이며, 스타머 정부의 ‘맞서 싸우겠다’는 공언은 온라인안전법 집행의 정치적 무게를 한층 더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런던 소송이 단순한 손해배상을 넘어 AI 거버넌스의 ‘책임 귀속’ 원칙을 영미법 체계에서 처음으로 시험한다는 점에서, 실리콘밸리의 자기규제 모델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가 ‘도구의 중립성’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업계 전체가 이 판결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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