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머스크, 분열 선동”… 英총리의 공개 저격이네요

“Musk again has been interfering in our politics in the last few days, trying to whip up division. That is not who we are in Britain.”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일론 머스크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영국 총리가 특정 개인 사업가를 ‘분열 선동’으로 공개 저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발단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18세 대학생 헨리 노왁 살인사건이다.

노왁은 사우샘프턴에서 나이트클럽을 나서다 23세 빅럼 디그와의 마주침 끝에 21cm 칼에 다섯 차례 찔려 숨졌다. 문제는 경찰 대응이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숨이 막힌다고 호소하는 노왁을 수갑 채운 채 방치했고, 바디캠에는 “네가 칼에 찔렸을 리 없다”는 경찰관의 말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법원은 지난 1일 디그와에게 종신형(최소 21년)을 선고했고, 그의 어머니도 증거인멸 방조로 유죄를 받았다.

사건을 둘러싼 공분이 극우 세력의 불쏘시개로 변질된 것은 이때부터다. 머스크는 X에 수십 차례 글을 올리며 “영국 경찰은 제도적으로 백인에게 인종차별적”이라고 주장했고,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의 시위 촉구 영상을 공유했다. 나이절 패라지도 “순수하고 차가운 분노”를 촉구하며 가세했다. 화요일 밤 사우샘프턴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에 돌과 조명탄을 던져 경찰관 11명과 경찰견 1마리가 부상을 입었다.

스타머는 패라지의 발언 역시 “용서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도, 머스크를 향한 표현은 한층 더 직설적이었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관용적인 국민이다. 노왁의 가족이 보여준 침착함이 바로 영국다움”이라며 머스크의 개입을 사실상 외국 세력의 내정 간섭으로 규정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수주간 영국 정치 관련 게시물을 110건 이상 올렸고, 루퍼트 로우가 이끄는 극우정당 ‘리스토어 브리튼’을 공개 지지하고 있다. 가디언은 머스크가 “정기적으로 민족주의적 콘텐츠를 게시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발언이 스타머의 기존 톤에서 확연히 강도를 높인 전환점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영국 정부는 머스크를 사실상 무시하거나 우회적으로 비판해왔다. 총리가 직접 실명을 거론하며 ‘분열 선동’이라는 표현을 선택한 것은, X의 영국 내 정치적 영향력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사건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세 갈래로 번지고 있다. 첫째, 바디캠이 공개된 경찰 대응에 대해 IOPC(독립경찰행위감독기구)가 조사에 착수했고, 관여 경찰관 1명은 이미 사임했다. 둘째, 노왁 사건을 ‘백인 조지 플로이드’로 프레이밍한 미국 극우 인사들(닉 푸엔테스, 맷 월시 등)이 X를 통해 영국 내 여론을 지속 증폭시키고 있다. 셋째, 시크교도 15명 이상이 길거리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등 2차 피해도 현실화됐다.

업계 관점으로는 이번 충돌이 X의 영국 내 규제 리스크를 한층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그록 딥페이크 논란으로 오프컴(Ofcom) 조사와 ICO(정보보호감독기구) 조사가 동시 진행 중인 상황에서, 총리의 직접적 비판은 향후 온라인안전법 집행 강도에 정치적 추진력을 실어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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