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삼성전자 Q2 영업익 100조, HBM이 다 했네요

지난주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의 통장에 특별경영성과급이 꽂혔다. 규모만 16조에서 19조원. 회사가 직원들에게 ‘고생했다’며 쏜 돈치고는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 그 돈을 다 주고도 남을 만큼 벌었다는 실적표가 날아들었다.

삼성전자가 7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1,810.26%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장부에 반영된 초대형 성과급 지출을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2분기에 실제로 벌어들인 ‘실질 영업이익’은 105조~109조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기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숫자가 너무 커서 실감이 안 난다면 이렇게 계산해보면 돼요 — 삼성전자가 석 달 동안 하루에 1조2천억원씩 번 셈이에요.

실적 폭발의 일등 공신은 단연 HBM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램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도 남았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HBM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기에도 바쁜 상황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의 발주가 밀려들면서 HBM 가격 프리미엄도 빠르게 올라붙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HBM 가격 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이는 하반기 수익성에 결정적 긍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전 분기 대비 21% 성장한 220억 달러로 추정되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8%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시선은 벌써 하반기로 넘어갔다. 성과급 같은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는 3분기부터는 장부상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분기 100조원 시대에 무난히 안착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해 “주가 매력이 극대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목표가 390만원을 제시했고, 한화투자증권은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상향하며 “클라우드 부문 매출 성장률이 20%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생태계 전체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는 신호다. 차세대 HBM4 공급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 반도체 부문 수익성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큰 거죠.

다만 숫자에 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반도체 사이클이 지금처럼 직각으로 올라갈 때일수록 고점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기 마련이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까지는 확실한 호황이지만, 그 이후는 누구도 장담 못 한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4 수주 물량과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진척 상황에 대한 구체적 가이던스를 내놓을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나올 숫자 하나하나가 하반기 증시 방향을 결정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숫자 경신이 아니라, 한국 반도체가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선언문에 가까워요. 19조원을 성과급으로 쓰고도 100조원을 남긴 그 체력이야말로 지금 삼성전자의 진짜 현주소라고 봐야 할 겁니다. 다만 사이클의 정점에서 기업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다음 성장동력을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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