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사 모두 품었다

4곳. 1개 도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빅4’ 기업이 모두 한 지방자치단체에 둥지를 튼 사례는 전 세계에서 경기도 용인이 유일하다. 그 마지막 퍼즐이 오늘 아침 맞춰졌다.

용인특례시는 7일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의 한국법인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AMAT 코리아는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협력화단지 1만3,305㎡ 부지에 대규모 필드 오피스를 건설한다. 이곳은 차세대 반도체 장비와 기술을 운용·관리하는 핵심 거점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로써 용인시는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에 이어 AMAT까지 유치하며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기업을 모두 품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24년 기준 AMAT의 연간 매출은 약 271억 달러(약 39조원)로 업계 1위, ASML이 276억 유로(약 41조원)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램리서치와 TEL까지 합치면 4개사의 연간 매출은 1,000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

글로벌 장비 기업들이 앞다퉈 용인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동시에 진행되는 곳은 지구상에 용인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총 투자 규모는 300조원, SK하이닉스는 122조원에 달한다. 초대형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혀 신속한 기술 서비스와 협력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인 셈이죠.

AMAT의 투자는 시설 건립에 그치지 않는다. 용인 관내 대학들과 연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해 대학생들에게 실무 지식과 현장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의 용인 투자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시설 건립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AMAT가 향후 국가산단에 입주할 기업들을 위한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여, 용인의 반도체 생태계가 한 단계 더 확장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용인시의 행보는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달 3일에는 첨단 수술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 리브스메드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내 첨단제조시설(AMF) 유치를 확정 지었다. 제조업과 바이오헬스까지 아우르는 첨단 산업 메카로서의 정체성을 빠르게 구축해나가고 있는 거죠.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건 누구나 알지만, 장비 생태계까지 이렇게 빠르게 집적되고 있다는 점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예요. 글로벌 톱티어 장비사 4곳이 같은 도시에 모여 있는 구조는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기술 협업 측면에서도 좀처럼 따라잡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작용할 거예요. 용인이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반도체 기술의 ‘컨트롤타워’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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