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 크로아티아 승인 — EU는 아직이래요

크로아티아가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Supervised)을 승인하면서, 네덜란드 차량당국(RDW)의 지난 4월 잠정 승인을 인정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8개국으로 늘었다. 문제는 규모다. 이 8개국을 모두 합친 인구는 EU 전체의 12%가 채 되지 않는다. 크로아티아 인구 약 390만 명을 더해도 1%포인트 남짓이다.

테슬라 FSD 크로아티아 승인을 알리는 이미지

출처: eletric-vehicles.com

테슬라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계정은 29일 08시 2분(UTC) X에 “FSD Supervised가 크로아티아에서 승인됐다. 출시는 곧 시작된다”고 적었다. 로이터와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가 이를 받아 전했다. 다만 승인을 담당하는 크로아티아 국립계량청(DZM)은 자체 발표를 내지 않았고, 현지 매체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회사 게시물이 유일한 1차 소스라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19일 전에는 “결정하기 어렵다”는 답이었다

이번 승인은 속도가 눈에 띈다. DZM은 지난 9월 10일 현지 매체 오토넷에 네덜란드 승인이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FSD 시스템의 안전성에 관한 핵심 질문에 대한 문서와 정보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였고, 다른 회원국 동료들도 우려를 제기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그로부터 19일 뒤에 테슬라가 승인을 발표한 것이다.

국가별 승인 순서를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하다. 리투아니아가 5월 20일, 에스토니아가 5월 29일, 덴마크가 6월 9일 자체 시험 없이 네덜란드 승인을 인정했다. 벨기에가 6월 10일 플랑드르에서 5,000km 주행시험을 거쳐 합류했고, 슬로베니아가 9월 7일, 체코가 9월 21일 뒤따랐다. 올해 초만 해도 몇 달에 한 건이던 승인이 최근에는 한 달에 여러 건씩 나오고 있다.

체코 교통부의 이반 베드나리크 장관은 당시 “지금 확보된 모든 데이터와 정보가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 여러 나라의 사례를 따르도록 우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10월 6일 회의에도 표결은 없다

EU 차원의 통합 승인은 여전히 멀다. 회원국 27개국 중 15개국 이상, 그리고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대표하는 가중다수결이 필요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아직 아무것도 승인하지 않았다. 첫 7개국이 EU 인구의 12% 미만을 차지한다는 계산이 여기서 나온다.

일정도 밀렸다. 로이터는 통합 승인 투표가 10월에서 연기돼 다음 결정 기회가 12월 이전에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럽위원회가 잡은 자동차기술위원회(TCMV) 10월 6일 회의 안건에는 네덜란드 요청에 대한 “논의 지속”만 올라 있다. 표결이 아닌 세 번째 회의다.

속도 오프셋이 걸림돌

쟁점은 속도다.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는 테슬라의 보조주행 시스템에 차량이 감지한 제한속도보다 최대 50% 높은 속도를 허용하는 속도 오프셋 기능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4월 위원회에 속도 오프셋을 삭제하지 않으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고, 필리프 타바로 프랑스 교통장관은 7월 현재 형태로는 안전 보장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입장은 정반대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FSD 승인을 늦추면 목숨이 희생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승인이 늦어지면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테슬라는 5월 21일부터 유럽에서 FSD를 구독 방식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기존 완전자율주행 패키지의 일시불 구매 옵션은 유럽 시장에서 사실상 문을 닫았다. 유럽에서 FSD가 팔리는 양 자체가 승인 국가 수에 그대로 묶여 있다는 뜻이다.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크로아티아 승인 소식이 나온 29일 테슬라 주가는 4% 하락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거세진 상황에서 유럽 FSD 확대가 판매 회복의 핵심 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보는 무게중심은 8번째 국가가 아니라 통합 승인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이번 승인은 나라별 인정이 통합 승인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크로아티아 같은 소규모 시장을 아홉 번째, 열 번째로 늘려도 유럽위원회가 부정 결정을 내리면 EU 규정 2018/858 제39조에 따라 잠정 승인들이 결정 6개월 뒤 철회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10월 6일 자동차기술위원회 회의의 분위기, 12월 이후로 밀린 투표 시점, 그리고 테슬라가 독일과 프랑스에서 속도 오프셋을 조정할지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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