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스페이스X, 테라팹 이름 걸고 소송 냈어요

텍사스에 세우는 반도체 공장 이름 하나가 45쪽짜리 소송으로 번졌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법원에 확인 판결을 청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넉 달 전의 중단 요구서와 협상 결렬, 그리고 국방부 계약이 얽혀 있다.

테라팹 관련 이미지

5월에 날아온 중단 요구서

소장에 따르면 미국 나노제조 장비 업체 테라프린트(Tera-Print)는 지난 5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중단 요구서를 보냈다. 테슬라 측의 ‘테라팹’ 사용이 자사 제품 라인 ‘테라-팹(TERA-FAB)’과 혼동을 일으켜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요구서는 명칭 사용 중단과 함께 연방 상표권 침해와 부당경쟁 등을 이유로 한 소송 가능성까지 명시했다.

테라프린트 공동창업자 안드레이 이반킨은 PCMag에 자사가 “10년 넘게 테라-팹을 상표로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미 국방부의 반도체 제조 계약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테슬라 논리, “혼동할 여지가 없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반박은 사업 영역이 완전히 다르다는 쪽이다. 테라프린트가 파는 것은 실험실에서 미세 패턴을 새기는 탁상형 프린터이고, 머스크의 테라팹은 로보틱스와 AI, 우주 기술에 들어갈 칩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것이다. 정보 이용자가 혼동할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는 양측이 각각 등록을 마쳤다. 테슬라는 반도체 칩과 칩 캐리어, 메모리 칩, 집적회로 등의 유통에 대해 ‘테라팹’ 상표를 보유하고, 테라프린트는 실리콘 칩과 유리 칩, 나노 스케일 프린터 등에 대해 ‘테라-팹’을 보유한다. 이름이 겹쳐도 지정 상품이 다르다는 구조다.

지정 상품이 갈리는 지점

테라프린트가 요구서에서 예고한 청구 유형은 연방 상표권 침해와 보통법상 상표권 침해, 출처 오인, 주법상 부당경쟁 등 네 갈래다. 반대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테라프린트가 내세운 권리가 성립하지 않거나 자기 사용이 그 범위를 벗어난다고 맞선다. 양측 등록 상표가 서로 다른 상품군에 걸쳐 있어, 법원이 어느 쪽 지정 상품을 어떻게 묶어 볼지가 쟁점의 중심이 된다.

협상은 결렬됐다

분쟁의 경위도 소장에 남았다. 양측은 정산 협의를 진행했고 테슬라가 정산 제안까지 냈지만, 테라프린트는 테슬라가 협의 의사를 보이면서도 법원에 먼저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청구한 내용은 자사가 테라팹을 쓰는 것이 테라프린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확인 판결이다. 소송 문구는 “확인 판결이 없으면 테라팹 프로젝트와 관련 상표를 개발·보호·사용하는 데 계속 불확실성이 남는다”고 적었다.

테라팹은 머스크가 텍사스에 추진해 온 대형 반도체 생산 계획의 이름으로, 앞서 119억 달러 규모 설비 투자 계획이 지역 당국에 접수되며 알려졌다.

조달 시장이 변수

테라프린트가 국방부 반도체 제조 계약을 수행한다는 점은 분쟁의 성격을 바꾼다. 상표 다툼이 단순한 이름 충돌로 끝나지 않고, 정부 조달과 기술 공급망 맥락에서 해석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법원에 확인 판결을 청구한 것도 새 이름을 다시 만들어 브랜드와 인허가, 계약 문서를 갈아엎는 비용을 피하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프로젝트 이름표가 흔들린다

이번 소송은 공장 건설이 아니라 이름표를 다투는 사안입니다. 확인 판결은 법원이 “침해가 아니다”라고 선언해주는 형태이므로, 테라팹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운 채용과 협력, 자금 조달을 계속하려면 이 절차를 먼저 정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상표 등록이 상품 범주별로 나뉘어 있어 다툼의 결론은 지정 상품의 유사성 판단에 달려 있고, 국방부 계약을 수행하는 상대 회사의 주장이라 방어 논리도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다음 확인 지점은 법원이 확인 판결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양측이 협상으로 되돌아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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