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 테슬라 210억 팔고 스페이스X만 5천억 샀네요

캐시 우드가 테슬라를 팔고 스페이스X를 샀다면, 그건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일까, 아니면 머스크 제국 안에서조차 ‘다음 챕터’로의 자리 이동일까. 지난 6월 12일, ARK 인베스트는 스페이스X 상장 첫날에만 5억2,970만 달러(약 7,65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329만1,184주를 주당 160.95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같은 날 ARK는 AMD 3,930만 달러어치, 테슬라 1,590만 달러어치, 로쿠 1,180만 달러어치, 바이두 780만 달러어치, 클라우드플레어 250만 달러어치를 처분했다. 전통 기술주에서 우주 산업으로의 전략적 재배치가 분명한 숫자로 찍혔다.

이번 매입으로 ARK의 스페이스X 보유 가치는 대폭 증가했다. 우드는 이미 2023년 말부터 비상장사 포트폴리오를 통해 스페이스X 지분을 쌓아왔고, IPO 이전에는 ARK의 약 10억 달러 규모 프라이빗 벤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었다. 상장 후 첫날 주가가 공모가 135달러 대비 19% 급등하며 160.95달러로 마감하자, ARK의 기존 지분 평가액도 함께 뛰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대목은 ARK의 최근 성적표다. 대표 상품인 ARK 이노베이션 ETF는 올해 들어 -2.85%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S&P 500이 8.56% 오른 것과 대비된다. 5년 기준으로는 연평균 -8.06%로, S&P 500의 11.84%와는 현격한 격차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2014~2024년 사이 이 펀드는 투자자 자본 70억 달러를 소멸시켜 전체 뮤추얼펀드·ETF 중 세 번째로 큰 부의 파괴자로 기록됐다.

그럼에도 우드는 낙관론을 굽히지 않는다. AI를 “위대한 가속”이라 부르며, AI 훈련 비용이 연 75%씩 하락해 디플레이션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6월 5일 공개적으로 밝혔다.

스페이스X IPO의 구조 자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존재한다. 기술적 분석가 제임스 디포레는 일반 투자자 배정 비율이 30%로, 통상적인 5~10%를 크게 웃돈다는 점을 들어 IPO 프레임워크에 의문을 제기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많이 배정할수록 기관의 가격 안정화 기능이 약해지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ARK가 단순히 ‘샀다’는 사실보다 ‘무엇을 팔았는가’에 쏠린다. 특히 테슬라 처분은 상징적이다. 우드는 수년간 테슬라를 ARK의 핵심 포지션으로 유지해왔고, 2024년에는 목표주가 2,000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런 투자자가 이제 머스크 제국 안에서도 우주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는 것은, 적어도 ARK의 포트폴리오 로직 안에서는 ‘스페이스X > 테슬라’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두 회사 모두 머스크가 지배하지만, 자본시장은 둘을 다른 궤도의 자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종합하면, ARK의 이번 베팅은 단순한 종목 교체가 아니라 우주의 산업화라는 내러티브에 대한 우드의 최종 승부수로 읽힙니다. 그 내러티브가 맞는다면 5억 달러는 싼 가격이고, 틀린다면 이미 익숙한 ‘부의 파괴자’ 목록에 한 줄이 더 추가될 뿐입니다. 묘하게도 머스크 자신이 지난주 “스페이스X 2030년 매출 1조 달러”를 언급한 시점과 우드의 대규모 매수가 겹친다는 사실도, 이 베팅의 배경으로 함께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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