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스타링크 합법화됐어요, 국내 게이트웨이는 없대요

8월 이라크 통신부가 위성 인터넷 문제를 꺼낼 때 지목한 곳은 국경 밖이었다. 자국 영토에는 지상 게이트웨이가 없고 이용자 트래픽이 카타르를 거쳐 나간다는 지적이었다. 한 달 뒤 규제기관은 같은 쟁점을 정면으로 뒤집으면서 면허는 이미 공식이고 서비스는 합법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이라크 안에 게이트웨이가 아직 없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이라크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출처: Iraqi News

이라크 통신미디어위원회(CMC) 집행부 수장 발리그 아부 칼랄은 9월 27일(일) 이라크 통신사(INA)에 이렇게 말했다.

“스타링크 면허는 공식이 됐고, 그 아래에서의 운영은 이라크에서 합법이다.”

그는 회사 웹사이트에 구독 신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보안 심사로 밀렸던 첫 구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관련 주장에는 “부정확하다”고 잘라 말했다. 근거로 내세운 것은 면허에 첨부된 보안 규정이다. 당국이 가동 중인 단말과 소유자 정보를 상세히 확보하고, 스타링크와 직접 연결해 자국 안에서 작동하는 기기를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확인은 7월 면허 부여 이후 이어진 내부 갈등의 마무리 성격을 띤다. 이라크는 7월 17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6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계약과 함께 스타링크 면허를 부여했고, 7월 29일 CMC는 보안 부속서를 근거로 총리실과 국가정보원, 국가안보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가 이용자와 기기를 감독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통신부였다. 무스타파 사나드 통신부 장관은 8월 지상국이 이라크에 없고 트래픽이 카타르로 우회한다고 공개 비판했으며, 스타링크가 제안한 2년 대기를 받아들이는 대신 광케이블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숫자는 규모를 말해준다. 사나드 장관은 면허 이전 불법 운용 단말을 약 4만2천 대로 추산했고, 아부 칼랄은 서비스 전 사용자를 약 20만 명, 단말을 약 4만 대로 봤다. 지난 6월에는 바그다드 공항 세관이 단말 24대를 압수했다. 게이트웨이 계획도 움직였다. 스타링크는 당초 2년 뒤 이라크 안에 접속 게이트웨이를 세울 계획이었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CMC가 이라크 인프라를 활용한 조기 설치를 협상 중이다. 게이트웨이가 없는 동안 이라크 이용자 트래픽은 국외 게이트웨이에 착륙한다.

게이트웨이 문제는 단순한 설비 위치가 아니다. 접속 게이트웨이가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이용자 데이터가 어느 나라 법과 감독 아래 들어가는지가 정해진다. CMC가 이번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도 속도가 아니라 통제권이었다. 면허에 붙은 보안 조항이 단말 단위 식별과 이용자 명부 확인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반복해 설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성망을 들여오면서 규제 권한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통신 면허 문제가 아니라 주권 문제로 읽는다. 통신부는 위성 사업자와 경쟁하듯 광케이블 보급과 요금제 개선을 앞당겼고, 규제기관은 위성망을 국가 감독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조건을 관철했다.

같은 날 카자흐스탄이 정부 주도로 위성 직결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과 겹쳐 보면, 신흥국 시장에서 스타링크의 다음 관문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 설계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위성 인터넷은 이미 통신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통제 가능성의 설계도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라크가 조기 게이트웨이 설치를 어느 속도로 매듭짓고, 감시 조항이 실제 운영에서 어떤 범위로 적용되는지가 향후 중동 위성 통신 협상의 기준선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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