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AI 클라우드, 아마존처럼 해외로 갔네요

12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65조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집계한 2025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생성형 AI 관련 지출 규모예요. 이 시장은 연평균 35.5%씩 커져 2030년 5552억 달러(약 754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그 계산서를 먼저 읽은 쪽은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이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를 아시아·태평양(APAC)과 미국 등으로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갔어요.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CIC AI 인프라

이커머스 회사의 두 번째 사업

CIC는 쿠팡이 자체 물류와 커머스를 돌리며 쌓은 IT 인프라를 외부에 파는 사업입니다. 지난해 1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같은 해 7월 기존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CIC로 재편하며 대외 사업에 시동을 걸었어요. 서울 양재와 마곡 등 수도권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고성능 GPU 서버와 스토리지를 제공하고, SK텔레콤을 비롯한 몇몇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커머스 내부 수요로 인프라를 검증한 뒤 외부 고객에게 파는 모델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걸었던 길과 같습니다.

GPU 활용률 65%에서 95%로

성과 지표도 나왔습니다. 쿠팡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CIC와 DGX 슈퍼팟 기반의 ‘AI 팩토리’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GPU 활용률을 65%에서 95%까지 끌어올렸어요. 남는 연산 자원을 밖에 팔 여력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코로케이션 중심 데이터센터를 고밀도 AI 팩토리로 전환하기 위한 설계 인력도 채용하고 있습니다.

남는 연산을 파는 사업의 조건

AI 클라우드는 서버를 사두고 놀리면 손해가 곧바로 쌓이는 사업입니다. 활용률을 95%까지 끌어올렸다는 건 자체 수요가 그만큼 두텁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외부 판매 여력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해요. 쿠팡이 상표 출원까지 해두고 미국을 겨냥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IDC가 APAC 지출 전망을 5년 만에 네 배 이상으로 잡은 이유도 기업의 생성형 AI 도입이 GPU 수요를 계속 밀어올리고 있어서죠.

싱가포르에서 시작해 미국까지

해외 확장의 전진기지는 싱가포르입니다. 쿠팡은 APAC 사업 확장을 담당할 인력을 뽑고 있어요. 국가별 시장 환경에 맞춰 제품 포지셔닝과 시장 진출 전략을 세우는 역할입니다. 미국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쿠팡은 지난 6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CIC 관련 상표를 4건 출원했는데, 모두 향후 사용 의사를 전제로 하는 ITU(Intent to Use) 방식이에요. 미국 시장에서 CIC 브랜드를 쓰기 위한 사전 권리 확보로 풀이됩니다.

경쟁은 이미 달아올랐다

APAC AI 인프라 시장에는 이미 진영이 짜여 있습니다. 네비우스는 지난 3월 싱가포르에 APAC·일본 총괄을 두고 한국과 일본, 인도로 영업망을 넓혔고, 코어위브는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총 360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3곳을 짓는 계획을 공개했어요. 국내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일본과 싱가포르, NHN클라우드가 일본 도쿄를 거점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영향력은 아직 크지 않다. 빠르게 성장하는 APAC 시장에 적극 투자해 성장 돌파구를 찾고, 쿠팡이 공공연히 밝힌 아마존 따라잡기 전략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다음 무대는 아시아다

이번 확장은 국내 AI 인프라 사업자들의 경쟁 무대가 국내 GPU 임대에서 아시아 AI 팩토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자체 수요로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검증한 회사가 먼저 국경을 넘는다는 순서도 눈여겨볼 만하거든요. 다음 확인 지점은 싱가포르 법인 구성과 미국 상표의 실제 사용 개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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