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7400억 달러, 스타링크 연매출 150억 달러 — 여기에 더해 이 회사가 이제 AT&T·버라이즌·T모바일이 10년간 1100억 달러를 쏟아부은 영토로 진입하려 한다. 29일 세마포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도심용 주파수 스펙트럼을 확보해 본격적인 이동통신 사업자로 전환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경쟁사 매입이냐, 경매 직격이냐
세마포어의 로한 고스와미·리즈 호프먼 기자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두 갈래 진입로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하나는 기존 통신사를 인수해 보유 스펙트럼을 확보하는 길, 다른 하나는 2027년 7월로 예정된 FCC 어퍼 C밴드 경매에 직접 참여하는 시나리오다.
FCC가 지난 22일 채택한 경매 계획에 따르면, 어퍼 C밴드는 3.98~4.14GHz 대역 160MHz 폭, 총 3,248개 지역면허로 구성된다. 기존 C밴드와 합치면 440MHz의 연속 블록이 형성돼, 5G 서비스에 최적화된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 상업용 전개 시한은 2030년 12월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지난해 8월 에코스타의 AWS-4·H블록·AWS-3 등 약 65MHz 스펙트럼 패키지를 170억 달러에 인수했고, 올해 6월에는 커서를 600억 달러 전액 주식 교환으로 사들였다. 올해 초 진행된 AWS-3 경매에서도 신시내티 지역 2개 면허에 840만 달러를 써내며 발을 들였다.
월가의 반응: ‘농담이 아니다’
가장 극적인 지표는 시장이었다. 세마포어 보도 당일 AT&T·T모바일·버라이즌 주가는 일제히 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 소식을 단순한 루머로 치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AT&T의 존 스탠키 CEO는 “아주 늦게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월가 분석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세마포어는 머스크가 가진 자본비용 우위를 이번 판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현존 CEO 중 누구도 1000억 달러 규모 신주 발행을 단행한 뒤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은 머스크뿐이라는 분석이다. 이통사 임원진이 공개적으로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사적으로는 “매각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말한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과거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CEO가 2017년 테슬라를 “절대 수익 못 낸다”고 평가절하한 뒤 테슬라 주가는 1,900% 상승했다. 이번에도 이통사들의 방어 논리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신을 넘어 ‘생태계’로
스페이스X의 야망은 단순한 통신사업 진출 이상이다. 귄 숏웰 사장은 이미 월스트리트저널에 시제품 모바일 단말기를 시연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상망 구축 계획을 보도한 바 있다. 머스크 본인도 지난해 9월 올인 팟캐스트에서 이통사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라고 답했다.
이 구상의 진짜 무게감은 X플랫폼과의 결합 가능성에서 나온다. X머니가 지난 29일 41개 주에서 공식 출범하며 결제·계좌·직불카드 기능을 갖췄고, 여기에 자체 통신망까지 더해지면 ‘슈퍼앱 + 금융 + 통신’이라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위챗이 중국에서 보여준 통합 플랫폼 모델을 미국판으로 재현하려는 구도다.
다만 당장 전국망 구축에는 수백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가 전국망을 직접 까는 대신, 전략적 스펙트럼만 확보해 협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 기존 이통사들로 하여금 자사 스펙트럼 사용료를 더 내게 하거나, 도매망 접속 조건을 유리하게 재협상하는 방식이다.
이번 행보는 머스크 제국이 테슬라·스페이스X·xAI·X에 이어 다섯 번째 축으로 ‘통신 인프라’를 추가하는 분수령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본력에서 앞서는 상대가 규제의 벽을 넘을 명분까지 갖춘 상황에서, 이통 3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10년간 ‘망 구축 비용’이라는 해자에 안주했던 통신업계가 이제는 완전히 다른 체급의 경쟁자를 맞이하게 된 셈입니다.
- 원문: Semafor — Exclusive: SpaceX looks to compete with the carriers
- 보조 출처: Sebastian Barros Newsletter — Starlink Wants More and More Spectrum. Telcos May Pay the Price.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7-30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