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딥엑스 NPU, 공공 CCTV 1만8천대 두뇌로

정부가 공공 CCTV 1만8천 대에 국산 AI 반도체를 심겠다고 발표한 건 단순한 예산 집행이 아니에요. 엔비디아 GPU가 AI 인프라의 표준으로 굳어진 시점에, 국가 차원에서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건 곧 ‘AI 주권’에 대한 선언으로 읽히는 순간이거든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월 29일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CCTV 중 1만8천100대를 AI 기반 지능형 관제 시스템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어요. 사업 규모는 약 1천200억 원대예요. 더 주목할 점은 여기에 탑재될 AI 반도체로 리벨리온의 ‘아톰’, 딥엑스의 ‘DX-M1’, 모빌린트의 ‘아리아’ 같은 순수 국산 NPU가 선정됐다는 거예요.

기존 공공 CCTV는 단순히 영상을 녹화하고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이었어요. 이번에 도입되는 AI CCTV는 현장에서 곧바로 영상을 분석해요. 쓰러진 사람을 감지하거나, 배회·폭력 같은 이상 행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해서 관제센터에 자동 알림을 보내는 식이죠.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카메라 자체에서 추론하는 ‘엣지 AI’ 방식이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장점이 커요.

국산 NPU 3사에겐 이번 사업이 단순한 매출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그동안 국산 AI 반도체는 기술력은 인정받으면서도 레퍼런스 부족이라는 벽에 막혀 있었거든요. “써본 곳이 없어서 못 믿겠다”는 악순환이었던 셈이죠. 이번 1만8천 대 규모의 공공 레퍼런스가 쌓이면, 민간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어요.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을 ‘K-디지털 뉴딜 3.0’의 핵심 과제로도 편성했어요. AI 기본법 시행령이 지난 6월부터 적용되면서, 정부가 AI 안전 인프라에 직접 투자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고요. 공공부문 AI 도입을 계기로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마중물을 붓겠다는 구상이에요.

리벨리온은 올해 초 시리즈C로 2천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어요. 딥엑스는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을 마쳤고, 모빌린트는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해 4나노 공정 기반의 차세대 NPU를 개발 중이에요. 세 회사 모두 그간 축적한 기술력을 이제 실전에서 증명할 차례인 거죠.

업계 반응은 대체로 고무적이지만 과제도 분명해요.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GPU를 국산 NPU로 대체하려면 단순히 칩 성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와 생태계 전체가 받쳐줘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실제로 리벨리온의 경우 자체 컴파일러와 SDK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개발자 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흥미로운 건 이번 사업이 국내 AI 반도체 업계의 첫 번째 ‘실전 시험대’라는 점이에요. 1만8천 대의 CCTV가 매일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면서, 어떤 NPU가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지 자연스럽게 검증될 거예요. 이 데이터가 쌓이면 정부의 차기 AI 인프라 사업에서도 국산 NPU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요.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지금, 한국이 ‘AI 반도체 또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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