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 종전 후 AI 판도 다시 짠다

16일 오전 8시,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1층 로비.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한 임원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빨랐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오늘부터 3일, 평소대로 하면 안 된다”고 운을 뗐다고 해요. 삼성전자의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가 16일부터 사흘간 수원·기흥·화성 사업장에서 동시에 열리면서, 삼성 안팎의 시선이 한곳에 쏠리고 있거든요.

이번 전략회의의 핵심 의제는 크게 세 갈래예요. 첫째는 AI 반도체 공급망 전면 재점검. HBM4 양산 로드맵과 엔비디아·구글 등 주요 고객사 대응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뜻이에요. 둘째는 파운드리 2나노 수주 전략. TSMC 독주 속에서 구글 차세대 AI 칩을 일부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추가 고객사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죠. 셋째는 ‘종전 후 시나리오’예요. 중동 전쟁 종결로 유가가 안정되고 공급망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새 국면에서, 삼성의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편할지가 이번 회의 최대 변수로 꼽혀요.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반도체 세션을 주재하는 점도 눈에 띄네요. 작년 말 취임 후 첫 하반기 전략회의인 만큼,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내준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혀요.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이 최근 내부 회의에서 ‘HBM4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고 전했어요.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4E 12단 샘플을 업계 최초로 출하하며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죠.

모바일 부문에선 노태문 사장이 MX사업부 전략을 점검해요.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과 AI 폰 전략, 그리고 종전 후 중동 시장 재진입 방안이 주요 안건이에요. 중동은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상위권 시장이었다가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지역이라, 회복 전략이 특히 중요하거든요.

증권가에서는 이번 전략회의를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가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어요. NH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전략회의 이후 구체적인 HBM 증설 규모와 파운드리 수주 현황이 공개되면, 현재 PBR 1.2배에 머무는 삼성전자 주가의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사실 이번 회의가 평소보다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건, ‘종전’이라는 외부 변수 때문이에요.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부터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까지, 3년 가까이 이어진 중동 리스크가 한국 반도체 수출의 걸림돌이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에 전략을 다시 짠다는 건, 단순한 분기 점검을 넘어 ‘뉴 노멀’ 시대의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이에요.

삼성의 이번 결정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커요. HBM 증설에는 국내 장비·소재 협력사들의 동반 투자가 불가피하고, 파운드리 수주 확대는 팹리스 스타트업들의 입지에도 영향을 주니까요. 삼성이라는 거대한 배가 방향을 틀면 국내 IT 공급망 전체가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번 3일간의 논의 결과가 어느 때보다 궁금해지는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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