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과 AI의 융합이라는 다음 단계의 전환점에 서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스콧 피닉스가 지난 4월 밴쿠버 TED 강연에서 던진 이 말은, 당시만 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불과 두 달 뒤인 2026년 6월 7일, 그 전환점을 가장 먼저 넘은 주인공은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아니었다. 중국이었다.
중국 당국은 세계 최초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칩 ‘NEO’의 상용 판매를 승인했다고 뉴욕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동전 크기의 이 수술용 임플란트는 임상시험을 통과한 첫 번째 뇌 칩으로, 척수 손상과 마비 환자의 신경계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1세대 제품이다. 중국 국영 의료 시스템을 통해 대량 생산에 곧 돌입한다.
머스크가 꿈꾸던 ‘예수급 기술’, 중국이 먼저 상용화
머스크는 지난달 이스라엘 행사에서 뇌 칩 기술을 두고 “사지마비 환자의 통제력을 회복하고 시력을 복원하는 것은 꽤 큰 일”이라며 “이른바 예수급 기술”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뉴럴링크는 생각만으로 타이핑과 마우스 조작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약속해 왔다.
그러나 첫 상용화 타이틀은 중국의 NEO가 가져갔다. NEO를 승인한 중국 공산당과 머스크 모두 이것이 ‘초생산적 인간-사이보그’로 가는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은 일치한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에 포함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규제 당국의 신속한 승인 절차와 국영 의료 시스템을 통한 보급 경로가 이미 마련돼 있었다.
사이보그 시대의 명암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피스대학교 사이버보안 전문가 데이비드 터플리 박사는 “뇌 임플란트가 디스토피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신경과학 연구의 유망한 분야”라면서도 “이론적으로 해커가 환자의 생각과 기억 같은 민감한 신경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뉴욕포스트는 중국의 뇌 칩 승인 소식을 전하며 “해커들은 신나 하고, 감시 광고 기업들은 기뻐하며, 정치적 사상 경찰들은 황홀해한다”고 꼬집었다. 머스크 또한 뇌 칩이 ‘워크 마인드 바이러스’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어, 기술의 군사적·정치적 오용 가능성은 이미 국제적인 논쟁거리다.
업계에선 이번 중국의 승인이 글로벌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시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 이상이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운동·언어 장애와 관련돼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BCI 시장이 2030년까지 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뉴럴링크의 대응 속도다. 머스크의 회사는 현재 미국 FDA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중국발 승인 충격이 규제 당국의 심사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이 ‘퍼스트 무버’ 지위를 확보한 이상, 뉴럴링크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서구권 BCI’라는 포지셔닝 싸움으로 전장을 옮겨야 할 시점이다.
- 원문: New York Post — China beats Elon Musk to launch world’s first commercial brain chip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6-0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