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물류 직접 투자 시동…쿠팡 독주 막을까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배송은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물류 직접 투자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지 석 달. 그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요.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자체 물류센터 확보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한강 이남과 이북에 각각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요. 신규 부지 매입, 기존 물류센터 인수·장기 임차, 부지 확보 후 물류사 임대 등 여러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습니다.

네이버는 2001년 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판매자가 직접 물류사를 선택하는 3자 물류(3PL) 구조를 20년 넘게 유지해 왔습니다. 2020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를 출범시켰고, 파스토·품고 등 물류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도착보장’, ‘N배송’ 같은 서비스를 확대했죠.

이 방식은 창고 건설과 배송 인력 운영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피하면서도 빠르게 배송망을 넓힐 수 있는 전략이었어요. 하지만 협력 물류사마다 운영 방식과 단가 체계가 다르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네이버 쇼핑인데도 배송 속도와 품질이 들쑥날쑥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결정적 한계가 있었죠.

반면 쿠팡은 로켓배송·로켓프레시·무료 반품이라는 강력한 삼각편대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SSG닷컴과 11번가도 새벽배송·당일배송을 전면에 내세우며 배송 전쟁에 가세했어요. 한 업계 관계자는 “배송이 물류의 영역을 넘어 소비자가 플랫폼을 선택하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며 “얼마나 더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커머스 시장 구조도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했어요.

숫자로 보면 네이버 커머스의 성장세는 분명합니다. 1분기 전체 매출 3조 2411억 원 중 커머스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한 434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MAU는 4월 기준 777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 컬리N마트는 출시 초기 대비 거래액 9배, 이용자 수 6배 성장했고 이용자 90% 이상이 멤버십 회원입니다. 멤버십 회원의 재구매 비중도 90%를 웃돌아요.

최 대표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멤버십 무제한 무료 배송과 풀필먼트 직계약 확대를 통해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네이버만의 물류 혜택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달 15일부터는 ‘컬리N마트’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 전용 서비스로 전환하며 록인(Lock-in) 전략도 병행합니다. 무료 배송 혜택과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멤버십 안으로 가두는 전형적인 ‘벽 높이기’ 전략이죠.

그럼에도 이번 움직임은 네이버가 검색·광고 플랫폼을 넘어 상품 탐색부터 구매, 배송까지 전 과정을 직접 설계하겠다는 전략적 전환으로 읽혀요. 쿠팡의 물류센터가 전국 180여 곳에 달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수도권 두 곳으로 시작하는 건 겸손한 첫걸음이지만, 연 3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플랫폼 기업이 ‘물류 인프라 직영’이라는 묵직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 자체가 커머스 판도 변화의 신호탄이거든요. 네이버가 과연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과감하게 실행할지가 하반기 최대 관전 포인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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