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을 앞둔 로켓 회사가 비트코인 시장의 최대어로 등장할 수 있을까. 그레이스케일이 27일(현지시간) “상장 즉시 스페이스X가 세계 최대 상장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이 질문이 현실로 다가왔다. 단순한 기술주 IPO가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의 판도를 바꿀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S-1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6년 1분기 기준 약 102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재 최대 상장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약 47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블룸버그가 26일 전한 바에 따르면, SEC 제출 서류에서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기존 시장 추정치보다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 상장은 비트코인 시장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 그레이스케일 애널리스트 노트
그레이스케일은 이 같은 분석의 근거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스페이스X의 현금흐름이 로켓 발사·스타링크 구독료·국방 계약 등 다각화된 수익원에서 창출돼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낮다. 둘째, 머스크의 개인적 성향상 비트코인을 장기 전략 자산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스페이스X 상장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27일 장중 한때 2.5% 상승했다. 스페이스X 상장이 단순한 기술주 IPO를 넘어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유동성 이벤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S&P 500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형 IPO라는 점에서, 패시브 펀드를 통한 간접 매수 수요까지 더해질 경우 파급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신중론도 존재한다. 코인데스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합병할 경우 머스크는 세계 5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자로 올라서지만, 동시에 단일 개인에게 집중되는 BTC 보유 리스크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SEC가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보유에 대해 추가 공시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페이스X의 IPO 예정일은 6월 12일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3,500억 달러에서 5,000억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시가총액의 약 5배에 달한다. 그레이스케일은 “스페이스X가 상장되는 순간,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 익스포저 확보’의 가장 효율적인 경로가 열린다”고 결론지었다.
업계 관점으로는, 스페이스X의 IPO가 머스크 제국을 넘어 기업 재무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올리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세계 최대 IPO 기업이 최대 비트코인 보유자로 등장한다면 ‘기업 비트코인 표준’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