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배로 늘어난 배출량, 통보는 ‘수정’이라는 단어뿐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로 ‘청정 에너지’를 내세워 온 테슬라가, 핵심 생산 거점인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유해 중금속 배출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증가 폭은 현재의 13배다. 문제는 공장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 SF게이트의 보도에 따르면, 프리몬트 공장은 총부유입자상물질(TSP) 배출량을 현 수준의 13배로 늘리는 허가를 신청했다. 베이에어리어 대기관리국은 학부모들에게 이를 알리는 안내문을 보냈지만, 문구는 ‘수정(modify)’과 ‘저감(abatement)’ 같은 모호한 표현에 그쳤다. 게다가 상당수 학부모는 이메일 자체를 보지 못했고, 익명의 서브스택 블로그를 통해서야 계획을 알게 됐다.
블로그가 공개한 일부 삭제 처리된 엔지니어링 평가 자료에는 구체적 수치가 담겨 있다. 허가가 승인되면 테슬라가 시간당 4.85파운드의 총부유입자상물질을 배출할 수 있게 되고, 연간으로는 21톤이 넘는 물질이 대기 중으로 나간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비소와 베릴륨, 카드뮴 같은 독성 금속이 포함된다.
프리몬트 공장은 테슬라가 2010년 옛 합작 공장을 넘겨받아 모델 S와 X, 3, Y를 생산해 온 핵심 거점이다. 수만 명이 일하는 대규모 시설인 만큼 주변 대기질 관리는 오래 지역 사회의 쟁점이었다. 배출량을 늘리는 신청이 인접 주거지와 학교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예사롭지 않다.
바로 인접한 릴라 브링허스트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학부모 피비 유는 SF게이트에 “대기오염은 실재하는 문제이고, 나중에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 아이도, 나도, 다른 사람의 아이도 영향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테슬라뿐 아니라 지역 규제 당국에도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자 신청을 왜 주민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커지고 있다.
맥락은 더 무겁다. 테슬라는 그동안 배출 저감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브랜드 핵심으로 내세워 왔지만, 프리몬트 공장은 과거에도 대기질과 환경 규제를 둘러싼 논란에 여러 번 올랐다. 이번 건은 규제기관의 안내 방식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지역 사회와의 신뢰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와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이 각 주의 인허가와 환경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이번 심사 결과는 다른 지역 공장의 선례가 될 수 있다.
규제 절차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대기관리국은 애초에 왜 주민에게 명확한 수치와 영향을 알리지 않았는지, 삭제 처리된 평가 자료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허가 심사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유사한 신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테슬라 측의 공식 입장은 이번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허가 심사 결과와 지역 주민 반대가 어디까지 조직화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대기 규제는 미국에서도 엄격한 편이어서, 승인 여부가 향후 생산 확대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남을 전망입니다. 이번 사안은 ‘청정 에너지’ 브랜드와 실제 배출 데이터 사이의 간극이 규제와 지역 사회 신뢰라는 형태로 되돌아오는 국면으로 읽힙니다. 결국 제조 확장과 환경 허가가 충돌할 때, 기업의 대응 속도와 투명성이 평판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