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AI 플랫폼, 국산 4종·외산 6종 탑재

“지난 1월 1차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를 ‘독자성 부족’으로 탈락시켜 놓고, 정작 공무원이 매일 쓰는 정부 공통 AI 플랫폼에는 국산 모델 우선 원칙이 보이지 않는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정부에 던진 이 한 문장이, 정부가 밀어붙이는 ‘AI 주권(소버린 AI)’ 구호와 실제 공공 서비스 사이의 틈을 그대로 보여줬어요.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공무원이 쓰는 범정부 초거대 AI 공통기반에는 국산 모델보다 외산 모델이 더 많이 얹혀 있습니다.

10일 김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범정부 초거대 AI 공통기반에는 삼성SDS의 대규모언어모델(LLM) 5종과 네이버클라우드의 LLM 6종, 모두 11종이 탑재됐어요. 삼성SDS와 네이버클라우드가 각각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구조인데, 두 플랫폼에 똑같이 들어간 오픈AI의 GPT-OSS를 중복 집계에서 빼면 고유 모델은 10종입니다. 이 가운데 국산은 4종, 외산은 6종이에요.

모델을 펼쳐보면 구도가 더 뚜렷합니다. 삼성SDS 플랫폼에는 업스테이지와 삼성전자 모델 외에 구글·오픈AI·메타 모델이 올랐고,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에는 네이버와 LG AI연구원 모델에 더해 엔비디아·구글·오픈AI 모델이 포함됐어요. 한마디로 공무원의 공용 AI 두뇌 세트에는 미국 빅테크 모델이 절반 이상 섞여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소버린 AI’가 뭔지 짚고 갈게요. 해외 기업 모델을 그대로 빌려 쓰지 않고, 자국이 AI 두뇌와 인프라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역량을 갖추자는 개념이에요. 정부는 이를 위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에 GPU를 집중 지원하며 국산 모델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매일 쓰는 공공 플랫폼에서는 국산 우선 원칙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이번 지적의 핵심이에요.

숫자도 하나씩 짚어볼 만합니다. 플랫폼에서 가장 큰 모델은 삼성SDS 쪽의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2 250B’와 네이버클라우드 쪽의 엔비디아 ‘네모트론3 울트라 550B’입니다. 둘 다 전체 매개변수 중 일부만 쓰는 전문가 혼합(MoE) 구조라, 크기만으로 운영 비용을 단정하긴 어려워요. 실제 비용은 사용량과 추론 설정, GPU 자원 배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운영 비용은 또 다른 쟁점이에요. 김 의원실은 “네모트론의 긴 추론 과정이 연산 비용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과기정통부가 모델별 토큰 요금과 정액제 금액, 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비용 효율성을 비교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대상인 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BAAI)의 임베딩 모델 ‘BGE-M3’가 들어간 점도 논란거리예요. 임베딩 모델은 문서와 질문의 의미를 숫자로 바꿔 관련 정보를 찾는 데 쓰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이 모델이 외부와 분리된 행정망 안에서 운영되며 기능·성능·보안성을 종합 검토했다고 설명했어요. 다만 수출통제 대상이라는 사실이 곧 모델 자체에 악성 기능이 있다는 뜻은 아니어서, 검증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옵니다.

업계 시각은 정부 비판과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AI 업계 관계자는 “국산 LLM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당장 해외 모델을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기술력과 사업 여건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산 LLM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성능이 검증된 외산 모델을 빼면 공무원 서비스 품질이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론입니다.

정부는 독파모 2차 평가를 통과한 국산 모델을 공통 플랫폼에 적용하고, 이후 활용을 넓히겠다는 방침을 세웠어요. 이번 변화는 소버린 AI가 예산과 구호 단계를 지나, 실제 조달과 운영 실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신호로 읽혀요.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했는지보다, 그 위에서 국산 모델이 공공 서비스의 기본값이 될 수 있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국산 모델의 성능이 외산과 견줄 만해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정부의 ‘국산 우선’ 원칙도 설득력을 얻겠죠.


원문: ZDNet Korea — 공무원 AI 플랫폼 탑재 LLM, 국산 4종·외산 6종…삼성SDS·네이버 구축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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