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SK하이닉스 솔리다임 IPO, 몸값 204조래요

숫자 두 개부터 보면 이 보도의 무게가 짐작되거든요. 기업가치 최대 1,500억 달러(약 204조원), 조달 목표 약 150억 달러(약 20조원).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이 몸값으로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26일 나왔어요.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솔리다임이 이번 주 투자은행(IB)들을 상대로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베이크오프’를 진행했다고 전했어요. 상장 전략과 몸값 계산법을 놓고 IB들이 주관사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자리인데요. 상장 논의가 소문 단계를 지나 실무 단계로 넘어왔다고 보면 되겠죠. 다만 공모 규모와 시기는 아직 초기 논의라 바뀔 여지가 있어요.

낸드 사업의 몸값이 달라졌어요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미국 법인이에요. 올해 초에는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만든 투자 자회사 ‘AI 컴퍼니’ 산하로 들어가면서 손자회사가 됐고요. 주력은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용 SSD(eSSD)입니다.

이 회사에 붙는 값이 어느 정도냐면요. 2023년 증시에 입성한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홀딩스의 당시 기업가치는 540억 달러(약 73조원)였고,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세레브라스는 올해 5월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64억 달러(약 77조원) 수준이었어요. 솔리다임이 최대치를 인정받으면 이 두 곳의 2.5배를 웃도는 셈이죠.

미국 공장과 IPO, 두 가지가 같이 움직여요

같이 짚어볼 흐름이 하나 더 있어요. 솔리다임은 미국 뉴욕주 북부에 낸드플래시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현지 생산 확대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를 현장에서 감당하겠다는 구상이에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당시 “가능하다면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죠.

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낸드 사업의 위상 변화로 읽는 분위기예요. 한때 적자 사업으로 분류되던 낸드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다시 주목받으면서, 모회사가 밸류에이션을 다시 매길 명분을 얻었다는 겁니다. 기업용 SSD는 AI 서버 한 대당 들어가는 저장 용량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품목이고요. IPO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 생산 시설에 투입하면,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요구와 현지 고객사 대응이라는 숙제 두 개를 한 번에 푸는 구조가 됩니다.

자회사를 따로 상장하는 방식은 자금 조달 창구를 하나 더 만드는 의미도 있어요. 미국 현지 생산 시설을 세우려면 큰 돈이 필요한데, 모회사 재무제표에 부담을 지우지 않고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셈이에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낸드 사업의 성과를 시장이 직접 평가하게 만드는 효과도 따라옵니다.

이번 변화는 SK하이닉스가 낸드를 ‘적자 사업을 안고 가는 부담’에서 ‘따로 값을 매겨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자산’으로 재분류하는 신호로 읽혀요. 메모리 업황이 좋을 때 자회사 가치를 끌어올려 두면 다음 다운사이클에서 완충 장치가 하나 생기니까요. 다만 상장 시기와 규모가 아직 초기 논의 단계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이 흔들릴 가능성도 함께 열어둬야 하는 부분이에요.

당장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예요. 주관사 선정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그리고 뉴욕주 공장 계획이 IPO 일정과 함께 구체화되는지입니다. 이르면 내년 상장이 거론되는 만큼 연말까지 이어질 후속 보도를 지켜볼 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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