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택 브랜드의 가치는 로봇 등 첨단 장비가 얼마나 적용됐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한 말인데요. 아파트 단지의 경쟁력이 조경과 평면도에서 로봇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어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GS건설이 자율주행 주차로봇과 배송로봇을 실제 단지에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래미안부터 파키가 들어갑니다
가장 최근 움직임은 삼성물산이에요. 삼성물산은 지난 22일 HL홀딩스의 로봇 전문 자회사 HL로보틱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자율주행 주차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주거 솔루션을 함께 만들기로 했어요. 삼성물산의 홈 플랫폼 ‘홈닉'(Homeniq)과 HL로보틱스의 로봇 관제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식입니다.
첫 무대는 서울 송파구 래미안 갤러리예요. HL로보틱스의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PARKIE)가 우선 투입되는데요. 입주민이 차를 맡기면 로봇이 알아서 주차해 주는 발레파킹 서비스가 단지 안에서 이뤄지는 셈이죠. 삼성물산은 실증을 거쳐 신축 단지만 아니라 정비사업·리모델링 현장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에요.
앞선 시도도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에서는 지난해부터 음식 주문이 들어오면 자율주행 로봇이 공동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뒤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가 돌아가고 있어요.
주차·배송·순찰까지 종류도 늘었어요
현대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죠. 현대자동차그룹 스타트업 모빈과 함께 만든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로봇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경기 고양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에서 실증을 마친 뒤 지난해 6월 준공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애치 에델루이’에 적용했어요.
활용 범위는 안전관리로도 넓어져요. 사족보행 순찰로봇이 단지 내부와 지하주차장을 돌며 주차관제 시스템과 연계해 미등록 차량을 가려내는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주차로봇 상용화 준비도 병행 중이고요. 지난 7일부터 경기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현대차·현대위아와 공동 주택 주차로봇 실증에 들어갔고, 다음 달 말까지 결과를 확인한 뒤 압구정 등 주요 정비사업지에 적용할 계획이에요.
GS건설은 아예 설계 단계부터 손을 댔어요. 지난 4월 LG전자와 ‘미래형 주거 로봇 서비스 모델 구축’ MOU를 체결하고 로봇 동선 확보, 전용 엘리베이터 연동 같은 설계 기준을 세우기로 했죠. LG전자의 인공지능(AI) 홈 로봇 ‘클로이드'(CLOiD)와 자회사 베어로보틱스의 배송로봇을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에 처음 투입하기로 했고요.
제도도 따라오고 있어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이동로봇의 안전한 이용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로봇특별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로봇친화형 건축물 인증과 실증사업·규제특례 근거를 담아, 제품 중심이던 기존 제도를 건물과 단지 단위로 넓히는 내용이에요.
업계에서는 이 흐름을 건설사들의 브랜드 전략 변화로 봅니다.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조경이나 커뮤니티 시설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지자, 눈에 보이는 첨단 서비스를 브랜드 자산으로 삼겠다는 계산이에요. 로봇을 한 번 들이면 관제·유지보수·데이터 수익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고요.
이번 변화는 건설사들이 로봇을 ‘관심 있으면 넣는 옵션’이 아니라 설계 도면에 미리 자리를 잡아두는 기본값으로 다루기 시작한 신호로 읽혀요. 단지가 로봇의 동선을 기준으로 다시 그려지면 입주민이 체감하는 편의 수준과 관리비 구조까지 함께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로봇특별법 논의가 국회에서 어디까지 진행되는지, 실증을 마친 단지들이 실제 청약 성적으로 답을 내놓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예요.
- 원문: IT조선 — 주차도 배송도 모두 로봇이… 고급아파트 경쟁력 ‘하이테크’로 진화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6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