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또 한 번이다.
중국 EV 시장에서 BYD에 밀린 지는 꽤 됐다. 사이버트럭은 리콜 중이고, 모델S·X는 단종 수순이다. 그리고 이제 에너지 저장 사업마저 BYD가 테슬라를 넘어섰다.
일렉트렉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이 소식, 사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조짐은 있었다. 그런데 이제 공식적인 시장 데이터로 확인된 거다.
숫자로 보면 더 씁쓸하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의 2025년 글로벌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배치량 집계에 따르면:
- BYD: 38.7GWh — 전년 대비 90% 증가
- 테슬라: 31.4GWh — 전년 대비 18% 증가
갭은 7.3GWh. 작년 이맘때만 해도 테슬라가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BYD가 1년 만에 거의 두 배로 폭발하면서 역전한 거다.
테슬라 에너지, 사실 잘하고 있었다
이거 하나는 짚고 넘어가자. 테슬라 에너지 사업부도 작년 31.4GWh를 배치하면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메가팩 공장(캘리포니아 라스롭)은 풀가동 중이고, 상하이 메가팩토리는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문제는 BYD의 속도가 말이 안 된다는 거다. 90% 성장. 이 숫자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BYD의 수직계열화가 있다. 셀부터 팩, 시스템 통합까지 전부 자체 생산한다. 테슬라는 파나소닉·CATL·LG에 셀을 의존하는 구조라, 원가 경쟁에서 태생적으로 불리하다.
일렉트렉은 “BYD가 2024년 한 해 동안만 10개국에서 15개 이상의 대규모 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전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의 기가와트급 프로젝트에서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수주했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머스크가 이걸 모를 리 없다
작년 어닝콜에서 머스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에너지 사업은 우리가 진짜 이길 수 있는 곳이다.”
맞는 말이었다. 자동차는 브랜드·디자인·가격·충전 인프라까지 따져야 하지만, ESS는 순수하게 $/kWh 싸움이니까 테슬라의 제조 혁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런데 그 싸움에서 밀렸다.
상하이 메가팩토리가 올해 하반기 풀가동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연간 40GWh 규모의 생산 능력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BYD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그들은 이미 헝가리와 브라질에 ESS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팬으로서 드는 생각
솔직히 말해서, 이건 자동차보다 더 아프다. 자동차는 감성의 영역이니까 — ‘나는 그래도 테슬라 탈 거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유틸리티 회사가 ESS를 발주할 때는 감성이 아니라 스프레드시트로 결정한다. 여기서 밀리면, 그냥 밀리는 거다.
상하이 메가팩토리. 거기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그게 가동되는 날까지, 우리는 숫자표 맨 윗줄에서 BYD 로고를 봐야 한다.
- 원문: Electrek — BYD surpasses Tesla as world’s top energy storage deployer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5-14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