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스타십 24일 표류 끝에 무사히 회수됐어요

스페이스X의 스타십 상단(쉽 40)이 지난 7월 24일 발사된 지 24일 만에 인도양에서 무사히 회수돼 호주 크리스마스섬 인근 안전 수역까지 도달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발사체의 상단이 발사 후 통째로 살아남아 항구 인근까지 견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사 24일, “유실 위기”에서 “회수 성공”으로

쉽 40은 스타십 13차 시험 비행의 상단으로, 지난 7월 24일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돼 임무 종료 후 인도양에 계획대로 착수했다. 13차 비행은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을 실어 나르는 임무였고, 착수 순간은 ‘역대 가장 부드러운 해상 착수’로 기록됐다. 이는 스타십 상단으로는 사상 첫 ‘온전한 해상 착수’였다. 그러나 착수 후 이어진 견인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스페이스X는 지난 8월 7일 X(옛 트위터) 게시글에서 “까다로운 조건과 점점 거칠어지는 파도”를 겪고 있다고 밝혔고, 일론 머스크도 “상황이 좋지 않다”며 회수 실패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크리스마스섬 앞바다, 엔지니어들이 온다

하지만 8월 18일 스페이스X는 “약 24일간의 해상 표류 끝에 회수팀이 스타십을 크리스마스섬 인근 해역까지 성공적으로 안내했다”고 밝혔다. 52m(171피트) 높이의 이 상단은 현재 크리스마스섬 앞바다에 떠서 정밀 점검을 기다리고 있다. 스페이스X는 “엔지니어팀이 기체를 스타베이스로 되돌리기 전에 더 잔잔한 해역에서 추가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현지 매체들은 예인 작업에 선박 2척이 동원됐고, 아침에 잠에서 깬 섬 주민들이 거대한 로켓이 끌려 들어오는 진풍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섬은 브룸에서 북서쪽으로 약 1,900km 떨어진 호주령 섬으로, 산란기마다 약 4천만 마리의 붉은 게가 떼로 이동하는 생태 명소로도 유명하다.

“통째로 살아 돌아온 첫 상단”의 공학적 가치

13차 비행은 스타십 V3 설계의 두 번째 발사였다. 지난 5월의 12차 비행에서 상단(쉽 39)은 착수 후 옆으로 넘어지며 폭발했고, 쉽 40이 처음으로 폭발 없이 해상 착수에서 살아남았다. 그 덕에 스페이스X는 공기역학·유압·열 차폐 타일의 실제 비행 데이터를 확보할 전례 없는 기회를 얻었다. 팰컨9의 1단 부스터 해상 회수는 이미 일상화된 작업이지만, 궤도에 오르는 상단을 통째로 건져 올린 사례는 스페이스X에도 전무했다. 스타십은 현재 운용 중인 로켓 가운데 가장 강력한 초중량 발사체이자, 1단과 상단을 모두 재사용하는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설계된 유일한 로켓이다.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이번 회수가 완전 재사용을 향한 스타십 개발의 결정적 검증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나사(항공우주국)도 아르테미스 4호(2028년 달 착륙)와 아르테미스 3호(내년 오리온 우주선과의 궤도 도킹 연습)에 스타십을 쓰기로 계약해 둔 상태여서, 이번 회수 성공은 단순한 장비 보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스타십은 2023년 4월 첫 시험 발사 이후 13차례 비행을 거치며 폭발과 분해를 반복해왔다. 재진입 때 수천 도의 열을 견디는 열 차폐 타일이 실제 비행에서 얼마나 벗겨지고 손상됐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스페이스X의 다음 설계 반복 비용은 크게 줄어든다. 머스크는 스타십을 화성 이주와 차세대 스타링크 확장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어, 상단 회수는 곧 이 두 야심의 실행 속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타워 캐치’

스페이스X는 이미 쉽 41과 슈퍼헤비 부스터로 14차 비행을 준비 중이다. 이번 비행에서는 상단을 궤도에 올린 뒤 ‘메카질라’ 발사 타워의 젓가락 팔로 직접 받아내 스타베이스로 되돌리는, 완전 재사용의 핵심 관문을 처음 시도한다. 머스크는 이달 말 이전 발사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섬에서 스타베이스까지 수천 km에 이르는 상단의 귀환 항해 역시 스페이스X가 처음 치르는 대형 물류 작전이다.

이번 회수 성공이 주는 신호는 분명합니다. 스타십이 ‘쏘고 버리는’ 시험 단계에서 ‘회수해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뜻이고, 이는 완전 재사용이라는 궁극 목표까지 남은 벽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로 읽힙니다. 다만 24일간의 표류가 보여줬듯 해상 회수는 여전히 변수투성이입니다. 14차 비행의 타워 캐치가 성공하면 해상 견인이라는 비효율을 통째로 건너뛸 수 있게 되고, 그때 스타십은 명실상부한 ‘재사용 로켓’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관전 포인트는 이달 말로 잡힌 14차 비행의 젓가락 팔이 상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받아내느냐에 모이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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