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스웨덴 1021일 파업을 돈으로 끝냈대요

“테슬라의 우리 조합원들은 영웅입니다.” 스웨덴 최대 산업 노조 IF메탈의 마리 닐손 위원장이 테슬라와의 파업 종료를 알리며 남긴 말이다. 그러나 그 뒤에 붙은 설명은 영웅담이라기보다 현실을 직시한 고백에 가깝다. 테슬라가 파업 참가자를 전원 ‘바이아웃'(매수)해 버려, 파업이 더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일렉트렉과 스웨덴 현지 보도에 따르면 IF메탈은 13일(현지시간) 테슬라를 상대로 한 모든 쟁의행위를 오는 19일 0시1분부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파업 시작일은 2023년 10월 27일. 만 1021일, 현대 스웨덴 역사상 가장 긴 노사 분쟁이 막을 내리는 것이다.

발단은 단 하나의 요구였다. 테슬라가 스웨덴 정비사들에게 단체협약(kollektivavtal)을 체결하라는 것. 스웨덴 노동시장 대부분을 덮는 이 협약 체결을 테슬라가 거부하자, 7개 워크숍의 정비사 약 120명이 일터를 떠났다. 이후 분쟁은 빠르게 번졌다. 항만 노조가 테슬라 차량 하역을 거부했고 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가 항만 봉쇄에 동참했다. 우체국 포스트노르드는 번호판 배송을 멈췄고, 전기기사는 슈퍼차저 수리를 중단했다. 테슬라는 독일을 거쳐 차를 들여오고 법원을 통해 번호판을 직접 받아내는 방식으로 이를 모두 우회했다. 머스크는 당시 스웨덴 노동 모델을 두고 “미쳤다(insane)”고 비난했다.

IF메탈은 스웨덴 최대 산업 노조로, 이번 파업은 현대 스웨덴 역사상 가장 오래 이어진 노사 갈등으로 기록됐다. 스웨덴 노동시장은 단체협약이 임금과 근로조건의 사실상 표준을 정하는 구조인데, 테슬라가 이를 거부한 것은 현지에서 ‘스웨덴 모델’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읽혔다. 머스크는 평소 노조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고, 미국에서도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와 여러 차례 충돌해 왔다. 그런 머스크가 스웨덴에서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3년 가까이 관철한 것이다.

파업 내내 테슬라의 스웨덴 판매는 사실상 중단되지 않았다. 항만 봉쇄를 독일 경유로 우회하고 번호판을 법원 판결로 확보하면서 차를 계속 팔았기 때문이다. 노조의 연대 파업이 실물 공급망을 마비시키지 못한 것이 장기전의 분수령이 됐다.

결정적으로 노조는 투표에서 진 것도, 자금이 바닥난 것도 아니었다. IF메탈 설명에 따르면 테슬라는 파업에 남아 있던 조합원들을 한 명씩 사들여 결국 피켓 라인에 남는 사람이 없게 만들었다. LO(스웨덴 노총)의 협약 담당 벨리-페카 새이칼라는 현지 매체 뉘테크닉에 “테슬라는 거대한 경제적 자원을 가졌고, 무엇보다 파업 참가자를 사들이는 데 썼다.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IF메탈 계약 담당 시몬 페테르손은 테슬라가 “단체협약을 그토록 반대한 나머지 조합원을 사들이는 쪽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약 3년의 파업이 끝났지만 테슬라는 여전히 단체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노조가 먼저 손을 든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말을 두고 테슬라가 유럽 노동 규범에 굴복하기보다는 ‘회피 비용’을 지불하는 쪽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단체협약에 서명하면 스웨덴뿐 아니라 다른 북유럽·유럽 시장에서도 동일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테슬라 입장에서는 일회성 비용으로 파업을 종결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테슬라의 ‘돈으로 푼 파업’은 북유럽 노동 모델에 던지는 메시지가 큽니다. 단체협약 가입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스웨덴에서, 세계 최고 부자 기업이 협상 대신 지갑을 열어 파업 자체를 무력화한 것은 다른 기업에도 “돈만 있으면 노조를 우회할 수 있다”는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처럼 전원 바이아웃으로 끝난 사례는 극히 드물어, 테슬라가 스웨덴 사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새 정비 인력이 다시 노조에 가입할지, 아니면 이 사례가 노조 조직률 자체를 갉아먹는 계기가 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