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특혜 의혹, 텍사스가 광대역 보조금 동결했네요

“현재 하위 수혜기관이 별도로 취할 조치는 없습니다.” 텍사스 광대역개발국(BDO)이 보조금 수혜기관들에 보낸 이메일의 한 문장이다. 텍사스주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광대역 보조금 집행을 전면 보류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AP통신과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BDO는 광대역 형평·접근·배치(BEAD) 프로그램과 관련된 연방 자금의 모든 지급을 일시 중단했다. 이메일에는 중단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유지된다고만 적혀 있었고,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텍사스 의회는 스타링크 등 특정 기업에 유리하게 보조금 배분 규칙이 바뀌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에 착수했다.

논란의 뿌리는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회가 BDO가 30억 달러(약 4조 2천억 원)가 넘는 BEAD 자금을 어떻게 나눠줬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 찰스 슈워트너 상원의원은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특히 사업 초기에 선지급된 비율이 과도하지 않은지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사업자들은 처음 10%만 받고 나머지는 단계별로 지급받는 구조였는데, 저궤도 위성 사업자인 스타링크와 아마존에는 이 규칙이 완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BEAD는 미국 전역의 광대역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주 정부가 나눠주는 연방 보조금이라, 배분의 공정성이 곧 프로그램 신뢰도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비는 단순한 회계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의혹은 여름 내내 증폭됐다. 7월 초에는 텍사스 주지사실이 스타링크에 유리한 광대역 규칙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같은 달 말 텍사스트리뷴은 의회 지도부가 스타링크 보조금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주지사 측은 특혜 의혹을 부인했지만, BDO의 배분 과정을 둘러싼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텍사스에는 현재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주민이 약 700만 명에 이른다. 지난주에는 도널드 허프네스 주 회계감사관이 광대역국을 포함한 자체 부서에 대한 전면적인 내부 감사를 발표했다. BDO는 이번 동결에 대해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은 채 “추가 지침과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는 짧은 입장만 남겼다.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AP통신은 이번 동결을 두고 스타링크를 둘러싼 특혜 시비가 연방 자금 집행 자체를 멈춰 세웠다고 평가했다. 텍사스트리뷴은 민주당 주 검찰총장 후보까지 스타링크 보조금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저궤도 위성 사업자와 기존 통신·케이블 사업자 사이의 형평성 논쟁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스타링크의 정부 계약 확장 전략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른 모양새다.

이번 동결은 단순한 회계 점검 이상으로 읽힙니다. 스타링크가 민간 가입자 시장을 넘어 정부 보조금이라는 공적 자금에 손을 뻗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발사 속도 하나로 밀어붙였던 성장 서사가 처음으로 정치적 검증이라는 벽과 부딪힌 셈입니다. 시골 지역의 접속 격차를 메우는 공공재 역할을 자처할수록, 그 자금이 공정하게 배분됐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집니다. 관전 포인트는 의회 감사와 허프네스 감사관의 내부 감사가 언제, 어떤 결론을 내놓느냐입니다. 스타링크가 이 검증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향후 다른 주의 광대역 보조금 시장에 진출하는 속도까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스타링크가 상장사인 스페이스X의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상황까지 겹치면서, 정부 계약 리스크가 곧 주주에게도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을 한층 무겁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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