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위성을 찍어낸다? 우주 산업의 상식으로는 연료비 하나만 봐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첫 상장 기업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 구상을 공식 의제로 올렸다. “과학소설 같지만 실제로 일어날 겁니다. 생각보다 빨리요.”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그림은 구체적이었다. 달 표면에 로봇이 운영하는 위성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태양광과 방사선 기반 에너지 생산을 결합해 지구 궤도로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 인프라가 완성되면 “우주로 발사되는 지능의 규모를 지구 경제의 1,000배, 어쩌면 100만 배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여러분이 로켓을 정기적으로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리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지상 데이터센터에 조금만 적용해도, 솔직히 말하면 뉴욕 양키스가 리틀리그 팀과 경기하는 수준입니다.”
이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냉정한 숫자가 깔려 있다. 스페이스X는 이번 분기에 우주 발사 부문에서 5억4,200만 달러(약 7,500억 원) 손실을, AI 운영 부문에서 12억5,7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스타링크가 포함된 연결 사업 부문만 흑자였고, 전체 영업손실은 1억4,300만 달러였다. 매출이 92% 성장했음에도 비용이 그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달 공장을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타십에 있다. 최근 두 차례 시험 비행에서 스타십은 20기의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에 배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14차 비행은 8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다. 머스크는 스타십이 “연간 100만 톤, 궁극적으로는 1,000만 톤을 궤도로 수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연간 발사 중량의 수백 배에 달하는 숫자다.
텍사스 A&M 대학의 패트릭 수어만 건설과학 교수는 사이언티픽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달의 낮은 중력을 고려하면 지구에서 발사하는 것보다 연료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했다. NASA가 2032년까지 달에 영구 기지를 구축하고 원자력 발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는 점도 이 구상에 현실성을 더한다.
다만 지구에서 달까지 공장 건설 장비를 운반하는 데 드는 초기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스페이스X가 현재 감당하고 있는 분기 손실 규모를 고려하면, 이 프로젝트는 스타링크의 현금흐름이 수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건, 머스크가 이 이야기를 꺼낸 타이밍입니다. 첫 실적 발표에서 1조 원대 적자를 공개한 자리에서 오히려 가장 먼 미래의 그림을 펼쳐 보였다는 건, 투자자들에게 ‘이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이번 분기 손익이 아니라 10년 뒤 달 공장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심으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상장사로서 분기 실적의 압박을 받기 시작한 스페이스X가 장기 비전 서사를 통해 시장의 시선을 재설정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