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512억원, 영업이익 1,303억원, 영업이익률 51.9%. 한미반도체가 2026년 2분기에 써낸 성적표의 핵심 숫자예요. 직전 분기 매출 50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이라는 어닝쇼크를 겪었던 회사가 단 3개월 만에 매출 393.4%, 영업이익 1,441.4% 라는 폭발적 반등을 이뤄낸 겁니다.
주역은 단연 HBM4용 TC 본더입니다. TC 본더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릴 때 열과 압력을 가해 접합하는 장비인데, 한미반도체는 이 분야에서 사실상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상상인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2분기 본더 매출만 1,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고, MSVP(대면적 기판 절단 장비) 매출도 508억원으로 74% 뛰었습니다. 두 제품군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하며 쌍끌이 성장을 이끌었어요.
한미반도체가 이렇게 빠르게 반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북미 고객사의 HBM 투자 확대가 자리하고 있어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에 탑재될 HBM4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다퉈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고, 이는 곧바로 TC 본더 발주로 연결되고 있죠.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지난 6월 SK하이닉스로부터 442억원 규모의 HBM4용 TC 본더를 수주했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한미반도체가 HBM을 넘어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거예요. 하반기에는 로직 반도체용 TC 본더와 HBF(고대역폭플래시)용 TC 본더의 초도 출하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AI 가속기 자체를 만드는 파운드리 시장까지 장비 공급선을 넓히겠다는 전략이죠. HBM에만 의존하지 않고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장비를 공급하는 종합 후공정 장비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그림입니다.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의 이번 실적을 HBM 생태계가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고 있어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HBM 시장 규모는 3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고, 2028년까지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 시장의 핵심 병목이 바로 TC 본더라는 점에서 한미반도체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셈이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2~3년간 HBM4에 수십조 원을 투자할 계획인 만큼, 이들과 긴밀한 공급망을 구축한 장비 기업들의 성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반도체의 올해 연간 매출이 8,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다만 1분기처럼 예상치 못한 출하 지연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해요. 반도체 장비는 고객사의 투자 일정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 분기별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이번 2분기 실적은 한미반도체가 일시적 수혜주가 아니라 AI 반도체 시대의 핵심 밸류체인으로 자리 잡았다는 걸 숫자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이네요. 특히 중소형 장비주가 이 정도의 이익률과 성장성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는 국내 증시에서도 흔치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죠.
- 원문: 블로터 — 한미반도체, 2분기 영업익 1303억…HBM·AI 패키징 쌍끌이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7-14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