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전 베팅, 코인베이스가 길을 열었어요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IPO를 코앞에 둔 가운데, 일반 투자자도 상장 전에 이 회사의 가치에 베팅할 방법이 있을까. 코인베이스가 6월 4일 그 답을 내놓았다. 스페이스X를 첫 타자로 하는 ‘프리IPO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계약을 출시한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자사 국제 거래소를 통해 스페이스X 프리IPO 무기한 선물을 상장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상품은 미국 외 지역 이용자에게만 제공되며, 최대 5배 레버리지로 스페이스X의 상장 전 기업가치 변동에 베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프리IPO는 전통적으로 기관과 공인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시장”이라며 이번 출시가 “금융 접근성을 민주화하는 계기”라고 밝혔다.

이번 출시는 바이낸스가 앞서 유사한 프리IPO 선물 상품을 내놓은 데 뒤이은 것이다. 스페이스X는 현재 주당 135달러,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로 IPO를 추진 중이며, 상장일은 6월 12일, 조달 목표액은 750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거대한 IPO가 임박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기존 월가의 IPO 파이프라인 바깥에서 개인투자자 대상 파생상품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프리IPO 무기한 선물은 스페이스X 외에도 향후 다른 프리IPO 기업의 계약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초자산은 스페이스X의 장외 거래 주가를 추종하는 코인베이스 자체 지수에 연동된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지난 5월 하이퍼리퀴드 역시 스페이스X 프리IPO 선물을 상장한 바 있어,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중앙화 거래소(CEX) 양쪽에서 관련 상품 출시가 잇따르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이번 상품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초부유층 고객을 상대로 스페이스X IPO를 적극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IPO 주관 자리를 놓고 머스크 구애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면 배런스는 6월 4일 자 분석에서 “1조8천억 달러 밸류에이션은 오차 여유가 전혀 없다”며 가치 훼손 위험을 경고했다. 스페이스X가 목표 밸류에이션을 조금이라도 밑돌면, 코인베이스 무기한 선물에 레버리지로 진입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코인베이스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신상품 출시를 넘어, 전통 IPO 질서에 균열을 내는 신호로 읽힌다. 기관 중심으로 짜인 상장 구조에서 소외됐던 개인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거래소가 우회로를 열어준 셈이다. 스페이스X가 6월 12일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코인베이스발 프리IPO 선물은 새로운 자산 클래스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필자가 보기에는, 규제가 명확히 정비되지 않은 영역에서 태어난 상품인 만큼 각국 금융 당국의 제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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