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FTC 탈출 재시도, 논리는 ‘트위터 사라졌어요’

2022년, 트위터는 사용자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광고 타기팅에 무단 활용한 사실을 자진 신고하고 FTC에 1억5천만 달러 벌금과 2042년까지 20년 감시를 받아들이는 합의에 서명했다. 2026년, 그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는 이미 사라졌다”며 같은 합의의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2026년 5월 FTC에 청원서를 제출해 2022년 체결된 개인정보 보호 동의명령(consent order)을 “지체 없이” 폐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명령은 X(옛 트위터)에 20년간 정기적인 독립 감사와 FTC의 수시 자료 요구권을 부과하는 조건이다. 6월 4일 FTC는 청원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을 개시했으며, 이해관계자들은 7월 2일까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Ars Technica가 보도했다.

머스크가 FTC 감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도 같은 명령의 철회를 요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당시 FTC는 머스크의 인수 후 핵심 컴플라이언스 인력이 대거 해고되고, “X Corp. 개인정보보호 통제의 약 37%가 무책임 상태”라고 반박했다. 머스크가 기자들에게 내부 시스템 접근을 요구한 ‘트위터 파일스’ 사건과, 보좌관에게 “즉시 접근 권한을 주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압박한 문자도 FTC의 우려를 키운 요인이었다.

이번 청원의 핵심 논리는 네 갈래다. 첫째, 트위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X는 xAI에 합병됐고, xAI는 다시 스페이스X로 흡수됐으므로 옛 회사를 묶는 합의는 무효라는 주장이다. 둘째, 문제의 2FA 데이터 유출과 관련된 임원과 엔지니어는 모두 퇴사했고 X는 “세계적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셋째, 같은 사안의 민사소송에서 트위터의 정책이 적절하다는 판결이 나와 FTC 제재의 “사실적 근거가 무너졌다”는 입장이다. 넷째, 현재까지 1,700만 달러의 “불필요한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지출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행동계획이 요구하는 불필요한 관료주의 철폐 기조에도 배치된다. X 측은 FTC 감시가 “혁신을 위한 엔지니어링 자원을 컴플라이언스 서류 작업으로 돌리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6월 4일 현재 접수된 공개 의견은 압도적으로 X의 청원 거부를 촉구하고 있다. 한 익명 의견은 “머스크와 X 팀이 결국 똑같은 일이나 더 심한 일을 저지르지 않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며 “감시는 유지되거나 더 강화돼야 한다”고 적었다. 실명 의견을 낸 아만다 콜린스는 “머스크의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결정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며 FTC가 “과두정치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중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을 지지한 의견은 단 1건으로, FTC의 규제 자체에 비판적인 내용이었을 뿐 X의 논리를 직접 옹호하지는 않았다.

이번 청원의 승패는 FTC 감시 체계의 실효성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FTC가 청원을 기각하면 2042년까지 감시 체제가 유지된다. 수용하면 빅테크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합의 이행을 담보하는 FTC 권한 자체가 흔들린다. 결정 시한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의견 수렴 마감이 7월 2일인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하반기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점으로는, 머스크가 회사 구조 개편을 규제 회피 도구로 전용하려는 시도가 어디까지 용인될지가 이번 사안의 진짜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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