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독일이 규제 당국과 자율주행의 속도·책임 문제를 정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슬로바키아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승인을 눈앞에 뒀다. 유럽에서 감독형 자율주행 허가가 국가 단위로 번지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요제프 라즈 슬로바키아 교통장관은 7일 링크드인에 올린 영상에서 “수일 내로 FSD 시스템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결정이 이뤄지면 슬로바키아는 FSD를 승인한 아홉 번째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된다. 라즈 장관은 도로 안전을 근거로 들었다. “데이터를 보면 이 차량들이 사고율을 낮춘다. 그것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바”라고 말했다.
절차의 열쇠는 네덜란드에 있다. 라즈 장관은 승인 인정서를 네덜란드 RDW에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RDW는 올해 초 FSD를 승인하며 유럽 심사의 주관 당국 역할을 맡았다. “이 인정서가 전달되면 FSD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억하라. 운전자는 여전히 당신이며 책임도 당신에게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감독형이라는 단서가 붙는 대목이다.
배경에는 RDW의 기준점 효과가 있다. 각국은 RDW가 지난 4월 10일 내린 형식승인을 발판 삼아 개별 승인을 잇고 있다. 그 결정은 1,000건이 넘는 시험과 176만km의 실주행 데이터로 뒷받침됐다. EU 규정상 RDW의 승인은 다른 회원국이 자체 심사 대신 참조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지금까지 네덜란드, 벨기에, 체코, 덴마크,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등 8개국이 국가 단위 고객 승인을 마쳤다.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체코는 9월 한 달 새 3주 안에 몰려 승인하며 속도를 냈다.
EU 차원의 단일 승인은 여전히 멈춰 있다. EU 집행위원회 산하 자동차기술위원회(TCMV)가 6일로 예정했던 표결은 안건에서 빠졌고 무기한 연기됐다. 이 때문에 국가별 승인 모델만 유효한 경로로 남았고, 교통장관의 개별 발언 하나하나가 무게를 갖게 됐다. 로이터는 최근 테슬라가 유럽 규제 당국을 “안전한 기술의 장애물”로 묘사하며 승인 압박 캠페인을 벌여 왔다고 보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압박이 규제 당국의 자율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에게 유럽은 자율주행 사업의 시험대다. 감독형 FSD는 유료 구독으로 판매돼 소프트웨어 매출을 좌우한다. 국가별 승인이 늘어날수록 서비스 가능 지역과 과금 대상이 함께 커진다. 반대로 각국의 승인 조건이 제각각이면 차량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부담도 늘어난다. 테슬라가 단일 기준을 원하면서도 국가별 승인을 병행하는 이유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승인 확대가 다른 완성차 업체의 자율주행 인증에도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한다.
감독형 FSD는 여전히 운전자가 책임지는 보조 시스템이다. 라즈 장관의 “운전자는 여전히 당신”이라는 발언은 승인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테슬라에게는 이 구분이 중요하다. 완전자율주행으로 가는 중간 단계의 허가를 각국에서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규제 당국을 압박해 국가별 승인을 끌어내는 방식은, 테슬라가 EU 단일 표결을 기다리기보다 “이미 열린 문”을 넓히는 쪽을 택했음을 보여줍니다. 각국 승인이 누적될수록 EU 차원의 표결에서 명분도 커집니다. 관건은 연말로 거론되는 EU 전체 표결과, 그 전에 몇 개국이 더 가세하느냐입니다.
- 원문: Reuters — Slovakia to approve Tesla’s self-driving tech
- 보조 출처: BASENOR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10-08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