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IPO 이후 첫 락업 해제를 극적으로 통과했다. 8월 6일(현지시각), 9억 1,150만 주의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유통 주식 수가 사실상 두 배로 늘었다. 시장은 1,16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 매물 폭탄이 스페이스X 주가를 짓누를 것이라 예상했지만, 정작 이날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지난 8월 5일 어닝쇼크 여파로 13% 급락하고, 월가가 ‘진짜 시험은 이틀 뒤’라고 했던 그 락업을 개인 투자자들이 떠받친 셈이다.
이날 나온 복수의 보도는 공통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의 진성 신봉자들이 주가를 락업 너머로 밀어올렸다”고 보도했고, CNBC는 “스페이스X 주가가 중요한 시험을 통과했으며, 지금은 정교한 트레이더들이 바닥을 찍었다고 베팅하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시킹알파는 같은 날 스페이스X 등급을 ‘매도’에서 상향 조정하며 “바닥은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건 매수 주체의 구성이다. IBD(Investor’s Business Daily)에 따르면,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가 이날도 스페이스X 주식을 추가 매집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바이 더 딥’도 이어졌다. CNBC가 주목한 대목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정교한 트레이더들(sophisticated traders)이 바닥 확인에 베팅하기 시작했다”는 대목은, 기관 자금이 이탈하는 와중에도 옵션 시장 등에서 하방이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어닝 이후 더블다운에 나섰다. 더스트리트는 BoA가 “스페이스X 실적 발표 이후에도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오히려 확신을 더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가 사상 첫 공개 실적에서 3억 2,900만 달러의 테슬라 메가팩 구매, 스타십 궤도 비행 로드맵, 엔비디아와의 AI 인프라 협력 등을 공개하자, BoA는 단기 잡음보다 중장기 밸류에 무게를 둔 것이다.
반면 초기 투자자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락업이 나를 죽였다’ — 초기 스페이스X 투자자들은 보유를 계속할지 현금화할지 갈등 중”이라는 제목으로, 상당수 초기 주주가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주당 100달러 아래까지 밀렸던 주가를 보며 손실을 확정 짓느니 버티겠다는 쪽과, 그래도 상장 전 투자 대비 수십 배 수익을 실현하겠다는 쪽이 공존하는 형국이다.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3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락업 해제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지만, 바닥을 확인했다는 내러티브가 힘을 얻는 순간이다.
이번 락업 통과는 단순한 주가 방어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지난 5월 상장 이후 스페이스X는 실적 발표, AI 지출 논란, 대규모 락업 해제라는 3연타를 맞으면서 ‘공개기업으로서의 첫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 시험에서 가장 두려웠던 9억 주 매물 폭탄을 개인 투자자와 일부 기관이 받아냈다는 사실은, 스페이스X 주식이 단순한 모멘텀 플레이가 아니라 신뢰 기반의 지지층을 확보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다만 진짜 시험은 앞으로 30일입니다. 락업 해제된 주식 중 매도로 이어지는 물량이 어느 정도 속도로 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오늘의 안도 랠리가 지속 가능한 바닥인지 아니면 기술적 반등에 그칠지가 판가름 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