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스타십 V3 발사 성공, 엔진 꺼지고도 해냈대요

스페이스X의 스타십 V3가 5월 22일(현지시각)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전날 발사 40초 전 스크럽을 딛고 이륙한 역대 최대 로켓은 엔진 2기 고장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 시뮬레이터 22기를 궤도에 배치한 뒤 인도양 착수 후 계획된 폭발로 임무를 마무리했다.

SpaceX 로켓 발사
Photo by SpaceX on Unsplash

시험비행의 전모

스타십 V3는 이날 오후 6시 30분(EDT) 스타베이스의 새로 보강된 2번 발사대에서 이륙했다. 33기의 메탄 연료 랩터 3 엔진이 뿜어내는 추력은 1,800만 파운드로, NASA의 SLS 달 로켓의 두 배에 달한다. 407피트(약 124m) 높이의 이 로켓은 현존하는 어떤 발사체보다 크고 강력하다.

그러나 상승 과정은 완벽하지 않았다. 이륙 직후 슈퍼헤비 부스터의 랩터 엔진 1기가 조기 정지했고, 상단부 스타십의 진공 최적화 엔진 3기 중 1기도 상승 중 멈췄다. 비행 컴퓨터는 나머지 5개 엔진의 연소 시간을 연장해 부족분을 보완, 기체를 허용 가능한 준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륙 2분 24초 후 상단부 엔진 6기가 점화돼 부스터와 분리됐다. 부스터는 멕시코만 방향으로 반전해 착수 지점을 향했으나 여러 엔진이 예상대로 작동하지 않아 목표 지점에 크게 못 미친 채 걸프만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에서의 성과

엔진 고장에도 불구하고 스타십 상단부는 궤도 진입 후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업그레이드된 페즈형 디스펜서에서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 시뮬레이터 22기를 성공적으로 배치했고, 이 중 2기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우주에서 바라본 스타십의 모습을 지상으로 전송했다. 이 카메라는 향후 비행에서 열 차폐 시스템 상태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재진입 과정도 고무적이었다. 스타십은 이전 시험비행에서 보였던 열 손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대기권을 통과했고, 하강 중 후방 핀의 구조 한계를 시험하는 기동과 미래 착륙 운용을 위한 급선회 기동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인도양 상공에 도달한 스타십은 엔진 2기를 재점화해 수직 자세로 전환한 뒤 목표 지점에 정확히 착수했으며, 이내 옆으로 기울며 파괴·폭발했다. 이 폭발은 계획된 절차였다.

머스크와 업계의 반응

머스크는 X에 “스페이스X 팀, 장대한 첫 스타십 V3 발사와 착수를 축하한다”며 “인류를 위해 골을 넣었다”고 자평했다. 이날 발사 현장을 직접 찾은 NASA 국장 재러드 아이작먼도 “지옥 같은 V3 발사였다”며 “달에 한 걸음, 화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Spaceflight Now와 Ars Technica 등 우주 전문 매체들은 이번 비행을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평하며, 버전 3의 첫 시험치고는 엔진 이슈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진입 시 열 차폐 타일의 손상이 거의 없었던 점을 이전 비행 대비 가장 큰 진전으로 꼽았다.

산업적 함의와 다음 마일스톤

스타십 V3의 데뷔는 SpaceX의 재사용 로켓 개발 로드맵에서 결정적 분기점이다. 이 버전은 달 착륙선과 화성 이주선이라는 두 개의 궤도 임무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NASA는 2028년 아르테미스 유인 달 착륙을 위해 SpaceX의 스타십 달 착륙선 변형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구 궤도 상 자동 연료 재보급이라는 전례 없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스타십 V3에는 궤도상 연료 이송을 위한 도킹 포트와 유체 이송 시스템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SpaceX는 올해 말 첫 궤도상 재보급 시험을 계획 중이다. 업계 관점으로는 이번 비행이 보여준 핵심은 단순한 발사 성공이 아니라, 엔진 부분 손실에도 불구하고 미션 컴퓨터가 자체 보정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수준의 비행 소프트웨어 완성도다. 필자가 보기에 스타십은 이제 ‘시험’에서 ‘운용’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