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오전, 카카오는 10년 넘게 붙어 있던 ‘국민 메신저 회사’라는 이름표를 스스로 떼어냈어요. 이사회가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한 거죠. 판교 사옥에서 내려진 이 결정 하나로, 카카오는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회사’에서 ‘AI를 앞세운 회사’로 정체성을 갈아입게 됐습니다.
분할의 골격은 비교적 명확해요.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포털 등 기존 플랫폼 사업을 그대로 안고, 여기에 온디바이스 AI를 얹어 본격적인 AI 컴퍼니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아요. 대표에는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내정됐고, 카카오X 대표에는 김도영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이 내정됐습니다. 정신아 대표는 이날 온디바이스 AI로 승부하고 고용은 100% 승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어요. 인적분할은 통상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확정되기 때문에, 새 회사의 공식 출범 시점은 그 절차가 마무리되는 때로 잡혀요.
한 몸이던 회사를 두 개로 나누는 건, 큰집에서 살던 가족이 살림집과 사업장을 나눠 갖는 것과 비슷해요. 겉으로는 쪼개지는 것 같지만, 각자 맡은 일에 집중해 더 빨리 달리자는 계산이 깔려 있거든요. 실제로 카카오가 내건 숫자도 그만큼 구체적이에요. 2030년까지 양사 합산 매출 16조원, AI 이용자 20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예요. 카카오X에는 투자재원 6조4000억원이 배정됐고, 카카오는 이 회사의 잠재가치를 34조2000억원으로 제시했어요.
카카오가 이 시점에 분할 카드를 꺼낸 데는 이유가 있어요. 국내 AI 경쟁이 그만큼 빨라졌거든요. 카카오는 자체 모델 카나나를 비롯해 AI 서비스를 키워왔고, 최근에는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에도 LG그룹·LG AI연구원 등 14개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어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에, KT와 SKT가 각자의 AI에 사활을 거는 구도에서, 카카오도 AI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조직 구조로 보여준 셈이에요.
다만 시장의 첫 반응은 차가웠어요. 분할 소식이 전해진 21일 카카오 주가는 11%가량 내렸죠.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카카오 측은 “지주사 전환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AI와 투자 부문을 분리하면 사업 집중도는 높아지지만, 단기 실적과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와요. 분할 비율과 일정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나옵니다.
이번 분할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카카오가 메신저 수익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읽혀요. 네이버와 KT처럼 국내 플랫폼·통신 기업들이 앞다퉈 AI 사업을 분리하거나 재편하는 흐름과도 같은 결을 타고 있죠. 특히 온디바이스 AI를 전면에 내세운 건, 모든 걸 서버에 맡기는 방식보다 사용자 기기 안에서 바로 반응하는 AI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뜻이에요. 서버 비용을 아끼면서도 응답 속도는 끌어올리는, 카카오 나름의 효율 전략이기도 해요.
이용자 입장에서는 당장 크게 바뀌는 게 없어요. 카카오톡은 그대로 카카오AI 안에 남고 서비스도 이어지니까요. 다만 AI 기능이 붙는 속도와 방식은 달라질 수 있어요. 온디바이스 AI를 강조한 만큼, 앞으로 카카오톡 안에서 별도 서버 연결 없이 기기에서 바로 처리되는 AI 기능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요.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개인정보를 기기 밖으로 덜 내보내는 구조라, 이용자에게는 체감 성능과 보안 두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요.
관건은 분할 뒤 두 회사가 실제로 목표한 속도를 낼 수 있느냐예요. 카카오AI가 온디바이스 AI를 카카오톡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여내는지, 카카오X가 6조원대 재원을 어디에 태우는지가 올해 하반기 카카오를 평가하는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에요. 다만 AI 투자가 단기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국면에서, 분할이 오히려 비용 구조를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요. 메신저 이용자 수천만 명을 AI 사용자로 바꿔내는 작업이 성공하느냐가, 국내 플랫폼 AI 경쟁에서 카카오의 위치를 결정지을 거예요.
- 원문: 조선비즈 — 카카오, AI 중심 인적분할… ‘카카오AI·카카오X’로 새판 짠다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8-21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