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사 첫 파업 현실로, 2100명 로그아웃

카카오가 창사 16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파업을 맞았다. 노조 추산 2,100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로그아웃 데이’가 6월 29일 현실이 되면서 판교 사옥은 평소와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다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쟁점은 영업이익 배분율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를 직원 몫으로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10%에 RSU 500만원을 제시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도 두 차례 모두 결렬되면서 지난달 28일 노조가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고, 이날 파업은 그 연장선에서 나온 첫 실력 행사였다. 사측은 “본사 기준 800명 수준의 참여”라고 평가절하했지만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까지 5개 계열사가 동시에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서 실제 파급력은 상당하다.

노조가 파업 카드까지 꺼낸 건 단순 임금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올해 1분기에만 101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80명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났다. 디케이테크인에서는 전체 인력의 16% 감축설이 파다하게 돌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AI 중심 조직 개편 과정에서 개발자들의 고용 불안이 급격히 커진 상태다. 노조가 공동 요구안에 “계열사 고용안정 협의체 설치”를 포함시킨 것은 이런 현장 분위기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국내 IT 인재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던 직장 1순위가 카카오였다. 자율 출퇴근, 무제한 휴가, 수평적 문화 같은 복지로 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회사가 이제는 구조조정 우려와 성과급 갈등, 계열사 부실이라는 삼중고에 빠졌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4,970억원이었고, 올해 1분기에도 AI 투자 확대로 이익률이 추가 하락했다. 직원들은 “AI에 수조원을 쏟으면서 우리 몫은 왜 줄이느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서비스 차질은 당일 오후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카카오톡과 다음,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는 정상 운영됐고 과기정통부가 점검회의를 열어 실시간 모니터링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택시기사 파업 당시 약 한 달간 콜 배차 지연과 앱 오류가 발생했던 전례가 있어, 노조가 추가 파업 일정을 예고할 경우 심각한 운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이번 파업을 계기로 국내 IT 업계 노조의 연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 노조와 SKT 노조가 각각 성명을 내고 카카오 노조에 지지를 표명했고,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카카오발 파업 도미노를 막으려면 업계 전반의 성과급 기준을 투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노동의 불안정성이 카카오라는 상징적 기업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형국이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 한 회사의 노사 문제를 넘어 국내 플랫폼 산업 전체의 구조적 긴장을 드러낸 사건으로 읽혀요. AI 전환기에 접어든 대형 IT 기업들이 인건비보다 R&D에 자원을 쏟는 건 전략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구성원들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거든요. 네이버가 올해 초 노사 합의로 AI 조직 고용안정 장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점이라 업계 안팎의 시선이 더 따가워지고 있어요. 정신아 대표가 파업 이후 첫 공식 입장에서 어떤 조정안을 내놓을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카카오의 AI 인재 유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이번 주 최대 관전 포인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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