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동의 한 영상 스튜디오. 창작자가 헤드셋을 쓰고 화면을 바라보자, 몇 초 뒤 AI가 그의 의도와 거의 일치하는 3D 장면을 띄운다. 아직은 실험실 단계지만, 국내 연구진이 이 장면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생각만으로 영상을 만드는’ AI 인터페이스 개발에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가 합류한 거예요.
덱스터스튜디오(코스닥 206560)는 지난 26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관하는 ‘뇌파와 연동되는 마인드 프롬프팅 에이전트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인간의 뇌파(EEG) 신호를 읽어 AI가 창작 의도를 해석하고, 이를 영상 콘텐츠로 즉각 변환하는 기술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마인드 프롬프팅(Mind Prompting)’이라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AI로 영상을 만들려면 텍스트로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아예 그 단계를 건너뛴다. 창작자의 뇌파를 측정하고, 여기서 색감·구도·움직임 같은 창작 의도를 AI가 직접 해석해 영상을 생성하는 구조다. “붉은 노을 아래 걷는 인물”이라고 타이핑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말 그대로 생각이 곧 명령이 되는 기술이다.
ETRI는 이 프로젝트의 주관 연구기관으로서 뇌파 신호 처리와 AI 해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덱스터스튜디오는 VFX와 영화 후반 작업에서 쌓은 콘텐츠 제작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창작 에이전트의 실무 적용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덱스터는 ‘신과함께’ 시리즈, ‘백두산’, ‘외계+인’ 등 국내 대표 블록버스터의 VFX를 담당해온 업계 선두주자다.
뇌파 기반 AI 인터페이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걸음마 단계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로 의료 분야에 접근하고 있다면, 이번 ETRI-덱스터 프로젝트는 비침습형 EEG를 창작 도구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 의료가 아닌 ‘콘텐츠 생산성’을 겨냥한 시도인 셈이다.
물론 당장 내일 영화 촬영 현장이 바뀌지는 않아요. 뇌파 신호의 해상도와 노이즈 문제, 개인별 편차를 보정하는 문제 등 기술적 허들이 적지 않아요. 또 창작자의 의도가 항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 — “뭔가 웅장한 느낌” 같은 모호한 감각을 AI가 얼마나 정확히 포착할 수 있을지도 풀어야 할 숙제죠.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방향성에 있어요. AI 시대 창작 도구가 키보드와 마우스를 넘어 인간의 사고 자체와 직접 연결되는 패러다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거든요. 특히 한국은 ‘오징어 게임’ 이후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VFX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창작 과정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이런 기술이 현장에 도입된다면 경쟁력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죠. 덱스터가 ETRI의 연구 성과를 실제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에 접목할 수 있다면, 한국이 ‘생각 기반 창작 AI’라는 새 영역에서 글로벌 레퍼런스를 쌓을 가능성도 열려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첫발을 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원문: 지디넷코리아 — 덱스터, 뇌파로 영상 만드는 ‘마인드 프롬프팅 AI’ 개발 참여
보조: 벤처스퀘어 — 생각만으로 영상 제작…덱스터, ‘뇌파 AI 에이전트’ 개발 참여
보조: 이데일리 — 덱스터, 뇌파 기반 AI 영상 제작 기술 개발 참여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29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