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AI, 엔비디아 칩으로 우주 AI 데이터센터 짓네요

AI 모델을 훈련하고 추론하는 데이터센터를 지구가 아니라 우주 궤도에 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력과 냉각, 토지 허가라는 지상의 물리적 한계에서 벗어난 AI 연산은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그동안 공상에 가까웠던 이 구상에 스페이스XAI와 엔비디아가 24일(현지시간) 구체적인 로드맵을 달아줬다.

엔비디아는 이날 스페이스XAI가 차세대 에이전트형(자율 행동형) AI 워크로드에 자사의 ‘베라(Vera)’ CPU를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페이스XAI는 그록(Grok)을 뒷받침하는 AI 인프라를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첫 세대 ‘스타마인드(Starmind)’ AI 위성에는 최적화된 베라 루빈 NVL72 랙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지상의 기가와트급 AI 공장부터 궤도 컴퓨팅까지 하나의 아키텍처로 잇겠다는 구상이다.

왜 하필 CPU인가. 에이전트형 AI는 모델이 답을 내는 추론 사이사이에 도구를 호출하고 코드를 실행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등 CPU 집약적인 작업이 끊임없이 끼어든다. 엔비디아는 이 ‘사이 공정’을 가속하는 전용 CPU로 베라를 내놨다. 베라는 엔비디아가 설계한 올림푸스(Olympus) 코어 88개와 공간 멀티스레딩 기술, LPDDR5X 메모리를 탑재해 최대 초당 1.2TB의 대역폭을 낸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에이전트형 AI와 강화학습, 데이터 처리 워크로드에서 x86 CPU 대비 최대 1.8배 빠른 작업 완료 속도를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이안 벅(Ian Buck) 부사장은 “에이전트형 AI는 답을 생성하는 것뿐 아니라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 시스템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AI의 마이크 니콜스(Mike Nicolls) 사장은 “베라는 GPU가 최선을 다하도록 유지하면서 방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드·데이터 처리를 실행할 CPU 성능과 메모리 대역폭을 준다”며 “와트당 더 많은 유용한 작업을 끌어낸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력은 스페이스XAI의 가파른 성장세 위에 놓여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스페이스XAI가 스페이스X가 거의 20년 걸려 이룬 것을 2.3년 만에 해냈다고 평가할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우주 데이터센터 발사를 2027년 말쯤으로 잡고 있다고 보도했고, 마켓워치는 스페이스X가 내년에 엔비디아 기반 AI 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주에서는 전력·열 관리·대역폭·내구성 등 지상과 전혀 다른 제약이 적용되는데, 엔비디아와 스페이스XAI는 공통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유지한 채 그 환경에 맞춰 기반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NDTV프로핏은 이번 발표에 스페이스X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한 반면, 일부 금융 매체는 발표 당일 엔비디아와 스페이스X 주가가 나란히 하락했다는 점을 짚었다. 궤도 AI 인프라의 실현 가능성과 수익성에 대해 시장이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주 궤도에서의 AI 연산은 전력·냉각·대역폭·내구성 등 지상과는 전혀 다른 제약을 요구한다. 그래서 이번 협력은 단순한 칩 공급 계약을 넘어, ‘궤도 데이터센터’라는 새 시장의 기준선을 긋는 신호로 읽힙니다. 스타마인드 1세대 위성이 실제 궤도에 올라가면 지상의 전력난과 허가 문제에 막힌 초대형 AI 클러스터의 탈출구가 현실화하는 셈입니다. 다만 우주 기반 연산은 발사 비용과 회수·유지보수의 어려움이라는 고유의 리스크를 안고 있어, 단기간에 지상 데이터센터를 대체하기보다는 특수한 워크로드부터 침투해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2027년 하반기로 예고된 첫 발사 일정과, 지상 대비 비용이 어느 수준에서 수렴할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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