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116조원 물량폭탄이 이틀 뒤래요

스페이스X가 8월 4일 사상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날, 월가의 진짜 관심은 정작 이날이 아니다. 이틀 뒤인 8월 6일, IPO 이후 묶여 있던 9억 1,150만 주가 한꺼번에 풀리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1,16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의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구조다. 스페이스X라는 공개기업이 처음 맞는 ‘진짜 시험’은 실적 숫자가 아니라, 공급 충격에 버틸 수 있느냐다.

스페이스X는 2026년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하며 공모가 78달러로 데뷔했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 2,1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IPO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주가는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8월 4일 장 시작 전 기준 주가는 52달러 선으로, 공모가 대비 약 33% 하락한 상태다. 고점 대비로는 48% 가까이 빠졌다. 블룸버그는 7월 21일 보도에서 “스페이스X의 잠금 해제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라며 “규제상 180일간의 보호예수가 끝나는 8월 6일부로 전체 유통 주식의 약 38%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포춘과 MLQ.ai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락업 해제 대상은 IPO 당시 내부자·초기 투자자·직원들이 보유했던 주식이다. 특히 IPO 이전 비상장 시절부터 지분을 쌓아온 기관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는 주당 20~30달러 수준으로, 현 주가에서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위치다. 옐로우닷컴은 이 물량을 두고 “공급 충격(supply shock)”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공매도 세력도 이 지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이스X에 대한 공매도 잔고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사상 최고치인 260억 달러(약 33조 8,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하며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목표주가 235달러와는 괴리가 크다. 주가 52달러에서 300달러까지의 간극은 477% — 월가 분석가들 사이에서도 이 회사의 가치를 놓고 ’62달러에서 800달러까지’라는 극단적인 밸류에이션 스펙트럼이 형성돼 있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밍의 절묘함이다. AOL은 8월 4일 보도에서 “스페이스X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중요하지만, 진짜 불꽃놀이는 8월 6일에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이튿날부터 이틀 동안은 실적 충격이 주가에 반영되는 구간이다. 그리고 그 직후 락업 해제가 겹친다. 실적이 좋으면 ‘재료 소멸 후 차익 실현’이, 실적이 나쁘면 ‘손절 매물 + 락업 해제 물량’이 동시에 쏟아지는 구조다.

머스크 본인도 긴장감을 드러냈다. 빅고닷컴의 7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휴가는 사람을 죽인다”는 발언과 함께 공매도 세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IPO 당시 “스페이스X의 주가는 앞으로 10년간 우상향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그가, 상장 두 달 만에 방어적 레토릭을 꺼내 든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락업 해제가 단순한 매물 폭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스페이스X가 IPO 당시 약속했던 ‘1,400조 원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은 결국 시장에서 검증돼야 하는 명제인데, 8월 4일 실적과 8월 6일 락업 해제가 이 검증의 첫 관문을 동시에 형성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지 않는 한, ‘공급 과잉 + 신뢰 부족’의 이중 충격이 스페이스X라는 신생 공개기업에 얼마나 큰 균열을 낼지가 이번 주의 핵심 변수로 보입니다. 자금 조달을 위해 IPO를 택한 기업이 정작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을 때의 대가는 계산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생생하게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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