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만 보는 국방 기밀 궤도정보, 왜일까요

정부와 같은 정밀도의 우주 추적 데이터를 민간 기업 한 곳만 상시로 본다면, 그 시장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될까. 브레이킹 디펜스가 9월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미 국방부와 스페이스X의 데이터 접근 계약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우주 추적 데이터

출처: Breaking Defense

무엇을 받았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합동상업운영국(JCO)과의 합의를 통해 벡터 공분산 메시지(VCM)로 불리는 고정밀 궤도 추적 데이터를 정례적으로 받고 있다. VCM에는 미 우주군 우주감시망의 정밀 모델이 반영된 수학적 오차 범위(공분산)가 포함된다. 이 오차 범위는 그동안 기밀로 분류돼 내부 군사용으로만 쓰여 왔다. 일부 민간 업체가 제한적으로 접근한 사례는 있었지만, 정부 용도가 아닌 목적으로 VCM과 오차 범위를 상시 제공받은 기업은 스페이스X 외에 없다는 것이 산업계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조건도 붙었다. 우주군 관계자는 이 합의에 상업적 이익을 위한 사용을 금지하고 내부 용도로만 쓰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스페이스X가 VCM 수준의 데이터를 자사 무료 우주 추적 서비스인 스타게이즈에 통합해 위성 회피 기동을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숫자가 말해주는 의존도

스타링크가 하루에 수행하는 기동은 2만 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00건이 충돌 회피를 위한 것이고, 대부분은 위치 유지나 궤도 이동이다. 충돌 회피 기동의 압도적 다수는 스타링크가 아닌 다른 물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스타링크 위성이 저궤도 전체 교통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밀 데이터가 기동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경쟁사들의 시각은 다르다. 슬래시슈트 에어로스페이스의 오드리 섀퍼 수석부사장은 9월 17일 AMOS 콘퍼런스에서 “비용이 드는 쪽이 공짜와 경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데이터든 무료 민간 서비스든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는 지적이다. 퀄티 스페이스가 8월 28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스타게이즈로 이어지는 작업에 1억77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스페이스X에 줬고, 관련 프로그램에서 확인된 공급자는 스페이스X가 유일하다. 한 산업 분석가는 이번 계약이 “스페이스X에 부당한 시장 우위를 준다”고 말했다.

우주 교통관리 체계의 빈틈

배경에는 상업용 우주 교통관리 프로그램(TraCSS)의 부진이 있다. 미 상무부가 추진하는 TraCSS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사이, 저궤도만 다루는 스타게이즈가 사실상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주 추적 업체들은 무료 서비스가 시장을 잠식하면 결국 유료 전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계약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마무리

이번 계약은 우주 교통 데이터가 공공 인프라인지 경쟁 자산인지에 대한 답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정밀 데이터의 접근 권한이 한 사업자에 집중되면 안전은 개선되지만 시장은 왜곡될 수 있다는 딜레마가 그대로 남습니다. JCO 합의 조건 공개 여부와 스타게이즈의 위성 추적 범위 확대, 의회의 우주 교통관리 예산 심사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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